[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오키나와 캠프 때였다.
애니 로메로가 경기 중 교체됐다.
지난달 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 중 어깨 통증을 호소한 뒤 트레이너와 함께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어깨 충돌 증후군.
경기 중 어깨 통증은 통상 심각한 부상일 확률이 높다. 게다가 로메로는 일본 프로야구 시절 부상 전력도 있던 선수.
하지만 그날 저녁 만난 SSG 김원형 감독의 표정은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그 로메로는 개막 후 열흘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우려 속에 개막했지만 김원형 감독은 오원석을 선발로, 신예 백승건과 송영진 이로운과 등 신예들을 불펜에 적극 활용하며 첫 주를 1위로 마쳤다.
하지만 또 한번의 시련이 찾아왔다.
에이스 김광현의 이탈이다. 11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등록 말소됐다.
SSG는 "김광현이 지난 8일 대전 한화전 등판 후 좌측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10일 대구에서 검진을 진행한 결과 왼쪽 어깨 활액낭염 염증이 발견됐다"고 말소 이유를 전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이번에도 크게 심각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 앞서 원투 펀치의 동시 이탈에 대해 "앞으로가 중요하다. 광현이는 한 타임 쉬어가야겠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 열흘 후면 복귀가 가능하다"며 "외국인 선수가 오면 플러스라고 생각한다"며 절망보다 희망을 이야기 했다. 김광현의 선발 빈 자리를 메울 루키 송영진에 대해서는 "언젠가 팀의 선발을 맡아줘야 할 선수이니 만큼 이번 기회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원형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21년 르위키 박종훈 문승원 등 주축 선발 3명이 대거 빠진 채로 야구를 했다. 그 때 그 시련 속에서도 끝까지 5강 싸움을 했다. 그 경험으로 이듬해인 2022년 전무후무한 와이어투와이어 통합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 성공의 기억이 사령탑이나 선수 모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야구는 모두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신념이자 자신감이다.
김원형 감독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란 대기록을 처음으로 달성하면서 선수들이 쫓기지 않는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SSG는 이날 삼성을 상대로 치열한 접전 끝에 9회초 최지훈의 결승타에 힘입어 5대4로 승리했다. 한화전부터 타이트한 경기를 절대 넘겨주지 않으면서 5연승을 이어가며 단독 1위를 지켰다.
수훈 선수 최지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화전 넘어갈 뻔 한 2경기를 역전승하면서 분위기를 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우승팀이라는 자부심 속에 자신감 있게 플레이 하는 것 같다"고 상승세 비결을 설명했다. 그는 "지고 있어도 진다는 마음을 쉽게 가지지 않고, 이기고 있어도 따라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해석했다.
자신에 대해서는 "부임 첫해 선발 3명이 빠진 채로 최선을 다했다. 주축 선수가 빠진 채로 꾸려가는게 결코 쉬운 건 아니"라면서도 "나는 지나간 건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을 준비할 뿐"이라고 단언했다. 김 감독은 "제가 투수 출신인데다 투수코치를 하다보니 (어려운 상황을) 미리 생각하고 늘 투수를 찾아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이 들었다"며 웃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언제 어떻게 부상 선수가 나올 지 모르는 것이 야구란 게임. B플랜이 잘 돼 있는 팀이 강팀이다. 그런 면에서 SSG랜더스는 명실상부한 강팀 반열에 올랐다. 김원형 감독 역시 명장 대열에 합류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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