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타격이 좋지 않은 선수들을 일컫는 말 중에 '경기 진행 요원'이 있다. 잘 못치다보니 경기시간을 줄여준다는 뜻이다.
분명 타자에겐 듣기 거북한 별칭이다.
KT 위즈는 시즌 초반 1∼4번 타자에게 공격이 집중된 모습을 보여왔다.
15일까지 치른 10경기서 KT는 1번 김민혁이 타율 3할6푼8리(38타수 14안타), 2번 강백호가 4할9리(44타수 18안타), 3번 앤서니 알포드가 4할1푼5리(41타수 17안타) 박병호가 타율 3할(40타수 12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이 4명의 타율이 3할7푼4리(163타수 61안타)나 된다. 팀 전체 안타의 58%를 차지했다. 나머지 타자들의 타율은 2할8리(212타수 44안타)에 그쳤다.
KT의 타점도 1∼4번 타자에 집중돼 있다. 15일까지의 KT 팀내 타점 순위를 보면 박병호(10점) 강백호(9점) 알포드(7점) 김민혁 황재균 김상수(이상 5점)였다. 1∼4번 타자가 총 31타점을 올렸다. 나머지 타자들이 24타점을 올렸으니 1∼4번타자에 대한 득점 의존도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다보니 1∼4번 타자가 잘치면 이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잘 못치는 날은 패할 가능성이 커졌다. 즉 5번부터 9번까지의 타자들은 '경기 진행 요원'이었다.
하지만 16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은 달랐다. 1∼4번 타자뿐만 아니라 5∼9번 타자들의 타격이 터지면서 득점이 폭발했다.
이날 KT가 올린 총 득점이 14점이었고, 이중 11타점이 나왔는데 김민혁(3타수 1안타 1득점) 강백호(3타수 무안타 1득점) 알포드(3타수 2안타 3득점) 박병호(2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등 4명은 2타점만 올렸을 뿐이었다. 나머지를 하위타순에서 해결해준 것이다.
5번 장성우가 3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렸고, 6번 김준태가 4타수 1안타 1타점, 8번 류현인이 4타수 1안타 1타점, 9번 김상수가 3타수 2안타 3타점 등 하위 타선에서 7타점을 만들었다. 또 교체로 들어간 이상호(2타수 1안타 1타점)와 강현우(1타수 1안타 1타점)도 1타점씩을 올렸다.
잘 못치는 하위타선이 터질 때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부상 선수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하위 타선의 반등이 절실한 KT로서는 16일의 폭발이 출발점이 되길 바라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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