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코첼라의 헤드라이너는 대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한다는 걸까.
그룹 블랙핑크가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 코첼라 벨리에서 열린 코첼라 벨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에 헤드라이너 자격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런데 대중음악평론가 김도헌은 "코첼라 헤드라이너 의미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면 이런 피상적이고 가벼운 접근이 나올 수가 없다. 블랙핑크가 예쁘고 유명한 걸 보여주는 무대여서는 안됐다"며 혹평을 쏟아냈다.
김도헌은 "배드 버니는 25곡 세트 리스트에 라틴음악의 역사 강의부터 고국 푸에르토리코의 열악한 상황을 비추는 보도 기능과 음악가로서의 성장 서사를 알차게 눌러담았다. 블랙핑크의 무대는 무엇을 남겼나"라며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다. 그저 엄청나게 바쁜 와중 스케줄 하나를 소화했을 뿐이다. 목적이 단순하니 결국 실력을 논하게 된다. 코첼라 무대에 몸을 던지던 수많은 가수와 비교하면 블랙핑크는 절대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를 맡을 수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후반 가서는 좀 나아졌지만 AR에 추임새를 넣는 초반 멤버들의 가창은 끔찍했다. 백댄서들만큼 열정적인 춤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단체곡, 멤버 솔로로 이어지는 구성은 국내 아이돌 콘서트면 족했다. 2019년에 비해 모든 면에서 후퇴했다.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꿈꿔보는 영광의 무대를 낭비했다. K팝은 한단계 세계 시장에서 진지하게 다뤄질 기회를 놓쳤다"고 꼬집었다.
김도헌의 글은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정말 그의 말대로 블랙핑크가 '끔찍한 실력'을 보여준 것일까.
코첼라는 미국 최대 규모의 뮤직 페스티벌로, K팝 아티스트가 헤드라이너로 초청된 것은 블랙핑크가 처음이다. 이 사실 만으로도 블랙핑크는 미국 현지에서 인지도와 파급력,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블랙핑크는 '핑크 베놈'을 시작으로 '킬 디스 러브' '하우 유 라이크 댓' '프리티 새비지' '휘파람' '붐바야' '러브식 걸즈' '불장난' '뚜두뚜두' 등 히트곡 무대와 제니 '유앤미', 지수 '꽃', 로제 '온 더 그라운드', 리사 '머니' 등 솔로 무대로 12만여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온전히 자신들의 히트곡만으로 현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블랙핑크와 K팝의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는 일이었다.
특히 블랙핑크는 한옥 단청, 자개, 부채춤 등 한국적인 멋을 살린 오브제와 안무로 K-컬처를 알리기도 했다. 이에 관객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화답, 보는 이들을 뿌듯하게 했다.
해외 언론도 블랙핑크의 무대에 찬사를 보냈다. 미국 LA타임즈, 롤린스톤, 영국 더 선 등은 일제히 "블랙핑크가 코첼라 두번째 날을 지배했다", "코첼라의 새 역사를 썼다", "역사적인 헤드라이너 공연을 보여줬다"며 호평을 내놨다.
전세계가 블랙핑크의 성장 서사와 실력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블랙핑크는 약 150만명을 동원하는 K팝 걸그룹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또 7월에는 K팝 아티스트 최초로 영국 최고 음악 축제인 하이드 파크 브리티시 서머 타임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출연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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