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기쁨과 안도, 아쉬움이 교차하는 장면. 미소는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가 시즌 2승에 성공했다. 이의리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⅔이닝 3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101개. 5-0 리드 상황에서 임기영에 마운드를 넘긴 이의리는 팀이 1점을 더 보태 6대0으로 이기면서 시즌 2승에 성공했다. 지난 2일 인천 SSG 랜더스전(5이닝 3실점 1자책점) 이후 보름 넘게 추가한 승리.
최대 위기 상황을 넘겨 만든 승리였기에 더 달콤했다. 3회말 선두 타자 김민석에 좌전 안타를 내준 이의리는 안권수의 푸쉬 번트가 내야 안타로 연결돼 주자를 쌓았고, 고승민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잭 렉스와 전준우, 안치홍을 모두 4구 만에 삼진으로 돌려 세우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초 공격에 들어선 KIA는 롯데 한현희를 상대로 똑같이 무사 만루 상황을 만들었고, 5득점 빅이닝을 연출하면서 이의리의 부담을 덜어줬다.
3회말을 마친 뒤 이의리는 두 손을 흔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의리는 경기 후 "스스로 '다행이다'라는 생각 뿐이었다. 간절함이 커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의리는 데뷔 때부터 무사 만루 상황에서 피안타율이 낮은 선수로 유명하다. "만루 상황에선 많이 간절해지고 집중력도 많이 올라가는 것 같다"고 밝힌 이의리는 "그래서 선배들이 '평상시에도 무사 만루라는 생각으로 던지라'고 한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무사 만루 이후 4구 안에 타자와의 승부를 끝낸 부분을 두고는 "이전엔 어렵게 가다 위기를 맞곤 했는데, 오늘은 초반 스트라이크 제구나 카운트 싸움, 변화구 구사가 잘 된 것 같다"고 평했다. 두 번째 삼진 상황에서 전준우를 헛스윙으로 돌려 세운 직구가 153㎞가 찍힌 것을 두고는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KIA 벤치는 6회말 2사 1루에서 이의리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투구수는 101개로 이미 한계를 넘어선 상황. 미소 속에 마운드로 향했던 이의리는 "허탈함이 있었다. 6회에 너무 많이 던졌다. 내가 잘 했더라면 7회까지 끌고 갈 수 있었을텐데 그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의리는 "선발 등판을 하는 날엔 아드레날린 탓에 잠을 청하기가 쉽지 않다. 오늘 같은 (승리한) 날엔 피곤해질 때까지 잠을 잘 못 잔다"며 "이런 좋은 결과 속에 (호투와 승리로) 잠을 못 이루는 날이 온다면 그건 환영한다"고 웃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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