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타구를 바라보며 천천히 걸어가다가 홈런을 확인 한 뒤 배트를 집어 던지고는 환호했다. KBO리그의 많은 타자들이 중요한 상황에서 홈런을 쳤을 때 이러한 배트플립, 일명 '빠던(빠따던지기)'을 하는 경우가 있다. 배트 플립이 금기시 돼 있는 미국에서 뛴 외국인 타자들은 처음엔 배트플립을 잘 하지 않다가 한국 야구에 적응이 되면 멋지게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은 KBO리그 데뷔 첫 홈런 때 이런 배트플립을 선보였다. 지난 18일 NC 다이노스전서 2-4로 뒤진 8회말 극적인 동점 좌월 투런포를 쏘아올리고는 멋지게 배트를 집어 던졌다. 마치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던졌다.
그런데 알고보니 야구 경기를 하면서 처음으로 배트 플립을 해본 것이라고. 오스틴은 "야구를 하면서 한번도 배트플립을 해본적이 없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했다"면서 "한국으로 오게 되면서 KBO리그 영상을 많이 봤는데 거기서 배트플립 영상을 보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 영상을 따라하게 된 것 같다"며 당시 홈런에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스스로에게 매긴 배트플립 점수는 A.
오스틴은 이어 "미국에서 그렇게 했다간 다음 타석에 맞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하고 타석에 들어가지만 여긴 그렇지 않아서 좋다"면서 "앞으로 몇개의 홈런을 더 칠지 모르겠지만 홈런을 쳤을 때 그런 퍼포먼스가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데뷔 첫 홈런을 치고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는 김현수의 장난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고. 오스틴은 "김현수 선수가 자꾸 나에게 '약골'이라고 놀렸는데 이젠 그런 말을 안듣게 됐다"고 웃으며 "악의는 없는 농담이다. 우리팀이 굉장히 잘해준다"고 오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까지 비쳤다.
오스틴은 첫 홈런에 고무됐는지 다음날인 19일엔 3안타에 1볼넷으로 100% 출루하며 1타점과 2득점을 했다. 특히 3-5로 뒤진 8회말 1사 2,3루에선 볼넷을 고른 뒤에도 배트를 던지기도 했다. 곧바로 문보경의 역전 스리런포가 터지면서 오스틴은 역전 득점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오스틴은 "문보경 선수가 뭔가를 해줄거라고 믿었다. 문보경 선수가 그런 득점권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내줘서 믿었는데 진짜 환상적인 타점을 보였다"라고 웃었다.
19일 7대5 역전승에 큰 역할을 했던 오스틴은 타율 3할7푼5리(56타수 21안타) 1홈런, 10타점으로 LG의 외국인 타자 흑역사를 지우고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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