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존경심이 남아있을 때 떠나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에게 21일(한국시각)은 '공포의 날'이었다. 스페인 세비야 라몬 산체 피스후안에서 열린 세비야와의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서 0대3으로 완패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맨유는 1차전 2-2 무승부에 이어 2차전 0대3 패배를 보태 합산 2대5로 4강행에 실패했다.
패배의 결과보다도 내용이 너무나 끔찍했다. 팀내 주급 1위인 터줏대감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와 한때 팀의 리더였던 센터백 해리 매과이어가 연이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 실점했기 때문. '데 헤아와 매과이어의 호러쇼'였다. 전반 8분에는 백패스를 받은 데 헤아가 박스 전방의 매과이어에게 패스한 것이 압박을 올라온 상대 공격수에게 뺐기면서 선제골을 내줬다. 애초에 공을 달라고 한 것부터 매과이어의 잘못이 컸다. 하지만 데 헤아 역시 잘못된 판단을 한 게 사실이다.
이에 데 헤아는 후반 35분에는 '단독 실수'를 했다. 세비야가 후방에서 올린 롱 패스를 처리한답시고 골문을 비우고 나왔는데, 볼 키핑 미스를 저지르며 결국 선제골을 넣은 엔 네시리에게 또 골을 허용했다. 이번에는 다른 수비수들의 개입도 없었다.
이런 대참사를 빚어낸 두 명의 간판 스타들에 대한 팬들의 원성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팬들의 요구사항은 공통적이다. 결국에는 데 헤아와 매과이어에게 모두 팀을 떠나 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다. 지난 12년간 맨유의 수문장 역할을 해 온 데 헤아에게는 거의 간청하다시피 애원하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21일(한국시각) '맨유 팬들은 유로파리그의 처참한 결과를 만든 데 헤아에게 팀을 떠날 시간이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비록 데 헤아가 지난 12년간 팀의 수문장 역할을 잘 해줬지만, 도저히 이번 경기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다. 한 팬은 '만약 맨유가 진지한 구단이었다면, 벌써 데 헤아를 스페인으로 돌려보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팬은 '며칠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관계가 더 악화되기 전에 존경심을 지닌 채 떠나보낼 수 있게 해다오'라며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유로파리그에서 체면을 단단히 구긴 데 헤아아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맨유는 주말에 브라이튼과 FA컵 준결승을 치른다. 데 헤아가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찬스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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