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T의 경기는 12회 연장 승부 끝에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4연승과 함께 KT전 스윕을 노리던 두산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두산 타선은 KT 선발 고영표의 호투에 힘을 쓰지 못했고 7회까지 0-1로 끌려갔다.
7회말에 기회가 왔다. 김재환과 양석환의 연속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2루 찬스, 후속 로하스의 2루 땅볼 때 수비 실책이 나왔다.
그 사이 2루주자 김재환이 2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해 1-1 동점을 만들었다.
8회말은 역전 찬스를 잡았다. 2사후 김재환이 볼넷을 골랐고, 양의지가 3루 라인을 뚫어내는 2루타를 쳤다.
발이 빠른 주자였다면 홈까지 노려볼 수 있을 정도로 깊숙한 곳까지 타구가 흘러갔다.
두산은 김재환의 발에 승부를 걸었다.
정수성 작전코치의 팔이 힘차게 돌았고, 김재환은 멈춤 없이 홈을 향해 달렸다.
중심 타선이 끝난 상황이라 서둘러 승부를 감행한 것이다.
문제는 김재환이 빠른 타자가 아닐뿐더러 무릎도 제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다.
무릎 부상 때문에 최근 네 경기에서 대타와 지명타자로만 뛰며 수비까지 자제하고 있었다. 달리면서도 불편한 모습이 역력했다.
반면, KT의 중계 플레이는 정확했고 막힘이 없었다.
로하스에 이어 김상수가 던진 볼이 장성우의 미트에 정확히 꽂혔다.
홈을 향해 돌진한 김재환을 향해 장성우의 정확한 태그가 이어졌다. 기진 맥진한 상태에서 장성우에 막힌 김재환은 그대로 드러누웠다.
탈진한 듯 힘들어하는 김재환에게 뭐라도 건네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장성우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김재환의 손에 슬그머니 공을 쥐어줬다.
'아웃 기념구' 라도 챙겨 가라는 장성우의 익살스러운 행동에 김재환이 빵 터지고 말았다.
김재환은 코치진의 부축을 받아 발걸음을 옮겼다.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승부처가 그렇게 흘러갔다.
이닝이 바뀌고 9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조수행이 좌전안타를 쳤다. 야구에 만일은 없지만, 8회말 홈승부가 더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믿음직한 6번 타자가 버티고 있었다면 김재환이 무릎이 무리하지 않아도 됐고, 승리도 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날 경기의 선발 6번 타자는 호세 로하스였다.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로하스는 7회 내야땅볼을 치고 조수행과 교체됐다. 로하스의 올시즌 타율은 0.172(58타수 10안타)에 머무르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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