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안타깝다."
FC서울의 '리빙레전드' 기성용(34)도 '오랜 라이벌' 수원 삼성의 부진이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다. 기성용은 2006년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는 해외 무대를 경험한 뒤 2020년 서울로 복귀해 핵심으로 뛰고 있다. 기성용은 서울에서만 K리그 162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자타공인 서울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기성용은 22일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또 한 번 수원 삼성과 대결을 펼쳤다.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책임감으로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기성용은 "(출전) 고민 많았다. 이틀 훈련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의미가 더 있었다. 관중이 많이 와주셨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슈퍼매치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11~12번째인 것 같다. 한국 와서는 이긴 게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은 3만186명의 관중 앞에서 3대1 승리를 거머쥐었다.
기성용은 서울의 완승에도 활짝 웃지 못했다. 라이벌 수원의 상황 때문이었다. 두 팀은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이다. 두 팀의 대결 앞에 '슈퍼매치'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하지만 이날 수원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수원은 개막 후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한 채 부진에 빠졌다. 특히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이병근 감독을 경질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그는 "올해 수원 경기를 분석했을 때 경기력만 놓고 봤을 때는 전혀 최하위에 있어야 할 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상 선수도 많은 것 같다. 여러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우리도 지난해 그런 경험을 했다"고 입을 뗐다.
이어 "어쨌든 경기력만 봤을 때는 더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원이라는 팀이 K리그 역사에서, K리그에 줬던 좋은 모습이 많았다. 지난해부터 올 시즌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K리그 전체로 놓고 봤을 때도 아쉬운 부분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과 수원은 과거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우승컵을 두고 격돌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두 팀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기성용은 그때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렇기에 수원의 상황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은 것이다.
기성용은 "서울과 수원은 그런 것 같다. 내가 봤을 때 다른 어떤 팀보다 팬층이 두텁고 열정적이다. 거기서 오는 부담감이 어마어마하다. 수원과 서울에서 뛰려면 선수들의 멘털이 강하지 않으면 힘들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수원과 서울이 우승을 다툴 때 선수를 보면 대표급 선수가 많았다. 결국에는 부담, 클럽에 대한 압박을 얼마나 이겨내며 경기를 할 수 있느냐"라고 했다.
그는 "우리도 지난 몇 년 동안 어려움이 온 게 그런 부분이 차지한 것 같다. 지금 수원 선수들도 상당한 부담감 앞에 놓여있지 않나 생각한다. 안타깝다. 그건 선수들이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서울과 수원은 조금 특별한 것 같다. 다른 팀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과 수원이 주는 압박감이 더 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은 26일 강원FC와 대결한다. 그는 "올해는 밸런스가 좋아진 것 같다. 세트플레이에서도 지난해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것 같다. 지난 몇 년 동안 결과를 가지고 오지 못해 힘든 부분이 있었다. 높은 위치에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고, 더 신나는 축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아직은 그 단계는 아니다.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 내용보다 결과를 가지고 오는 게 지금은 중요한 것 같다. 우리만 잘하면 팬들이 많이 올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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