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예비 FA 효과인걸까.
KIA 타이거즈 맏형 최형우(40)의 초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24일 현재 16경기를 치른 최형우의 타율은 3할1푼5리(54타수 17안타), 3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41. 아직 100타석 미만의 시즌 극초반이지만, 현재 팀내에서 타율만 놓고 보면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엔 류지혁(29·타율 3할4푼5리)에 이은 2위다. 출루율(0.422)과 장타율(0.519)은 모두 팀내 1위다.
영양가도 높았다. 21~23일 안방 광주에서 치러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말 3연전 첫날엔 끝내기 스리런, 마지막 날엔 팀 5대3 승리를 결정 짓는 쐐기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지난 8일 광주 두산전부터 21일 삼성전까지 11경기 연속 안타를 때렸다.
24일까지 최형우의 타구 비율은 가운데(0.571)가 가장 높고, 우측(0.368)이 뒤를 잇는다. 좌측(0.222)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 17개의 안타 중 좌측 타구는 단 2개 뿐인 반면, 중앙(8개)과 우측(7개) 비중이 비슷하다. 그동안 최형우가 좋은 컨디션을 보일 땐 타구 비율이 대부분 중앙과 우측에 몰려 있었다. 스스로는 우중간 라이너성 타구가 나올 때를 베스트 컨디션으로 보고 있다. 가장 좋을 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초반 활약의 비밀은 어느 정도 풀린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는 딴판이다. 2022시즌 같은 시점에서 최형우의 타율은 1할8푼8리(48타수 9안타)에 불과했다. 홈런은 한 개도 없었고, 5타점을 만드는 데 그쳤다. OPS가 0.620이었으나, '눈야구'에 힘입어 얻은 볼넷으로 끌어 올린 출루율(0.391)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수치. 당시 장타율은 0.229에 불과했다. 1년 전과 비교해보면 타율은 동시기 대비 1할5푼 이상이 뛰었다. 특히 장타율은 무려 3할 가까이 올라갔다. 2021시즌 부진과 안과 질환이 겹치면서 '에이징커브'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최형우다. 하지만 올해 최형우의 이름 뒤에 '에이징커브'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최형우는 비시즌 체력훈련 외에도 체중을 줄여 스프링캠프에 합류, 구슬땀을 흘렸다. 2020시즌 뒤 3년 총액 47억원에 재계약하면서 맞이한 FA 2기의 마지막 시즌을 알차게 장식하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컸다. 시즌 초반 행보는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2017년 삼성에서 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10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는 입단 첫해 V11에 힘을 보탠데 이어, 중심 타선에서 맹활약하며 'KIA의 해결사'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얻었다. 단순 개인 활약 뿐만 아니라 야수 고참으로 팀을 위한 헌신도 보여줬다. 첫 FA 뒤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올 시즌 이후의 행보는 안갯 속이었다. 여전히 팀내 상징성은 충분하지만, 불혹을 넘긴 나이와 전성기에 비해 떨어지는 기량 등이 지적됐다. 지금의 행보가 시즌 말미까지 꾸준히 이어진다면, 'FA 3기'라는 상상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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