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막내 구단은 둘이다.
1998년 내셔널리그에 합류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아메리칸리그 식구가 된 탬파베이 레이스(2007년까지는 데블레이스였다)다.
애리조나는 창단 4년 만인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단기간 강팀의 반열에 오른 반면 탬파베이는 창단 후 10년 동안 한 번도 가을야구 무대에 서지 못했다. 10년 중 9년은 동부지구 최하위였다. 관중 흥행에서도 탬파베이는 피닉스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진 애리조나에 비할 바가 못 됐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2008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단번에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비록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었으나, 탬파베이가 이후 강호로 군림하는데 발판을 마련했던 시즌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탬파베이는 2019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AL 동부지구에서 뉴욕 양키스와 최강 자리를 다투는 팀으로 부활했다. 반대로 애리조나는 2017년을 끝으로 가을야구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작년까지 애리조나는 6번, 탬파베이는 8번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지금은 탬파베이가 대세다. 올해 정말 일을 낼 태세다. 시즌 초 기세가 '역대급'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이하 한국시각)에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에서 8대3으로 승리하며 개막 후 홈 14연승을 달렸다. 현대야구의 출발점인 1901년 이후 홈 개막 최다연승 기록인 2009년 LA 다저스의 13경기를 경신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역사를 따지면 1880년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현 시카고 컵스)가 세운 21연승이 홈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이다.
탬파베이는 아울러 최근 6연승을 내달리며 20승3패를 마크, 시즌 첫 23경기를 기준으로 1911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1955년 브루클린 다저스가 세운 21승2패 다음으로 좋은 승률을 기록했다. 이후 성적을 보면 1911년 디트로이트는 89승65패로 아메리칸리그 2위에 그쳐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고, 1955년 다저스는 98승55패1무를 마크, 내셔널리그 우승 후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4승3패로 꺾고 패권을 차지했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에서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이다. 홈구장 트로피카나필드가 소재한 세인트피터스버그와 만(灣) 건너편 탬파까지 광역권 인구를 합쳐도 300만명 남짓이다. 매년 관중 규모가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매출과 구단 가치도 마찬가지다.
경제매거진 포브스가 지난달 발표한 메이저리그 구단 가치 랭킹에서 12억5000만달러로 30구단 중 26위였다. 올시즌 개막일 페이롤도 7500만달러로 27위로 나타났다. 3억5500만달러로 1위인 뉴욕 메츠의 5분의 1 수준이다.
창단 시즌인 1998년 250만명을 찍은 홈관중은 이후 한 번도 200만을 넘은 적이 없다. 작년에도 113만명으로 28위에 그쳤다.
씀씀이도 인색한 탬파베이가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비결을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선수들의 집중력, 케빈 캐시 감독의 지휘력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이날 휴스턴전에서 탬파베이 선수들이 게임을 대하는 자세를 고스란히 보여준 장면이 있었다. 유격수 완더 프랑코가 5회 수비 때 마틴 말도나도의 높이 솟구친 타구를 좌측 파울라인까지 쫓아가 맨손으로 잡아냈다. 타구를 등진 채 달려가다 제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낙하지점을 지나치자 오른손을 즉흥적으로 뻗어 잡은 것이다.
상대 사령탑 더스틴 베이커 감독은 "그런 수비를 마지막으로 본 건 샌프란시스코에 있을 때 케빈 미첼이었다"며 "아주 어려운 타구였는데, 그걸 놓치지 않았다. 오른손을 뻗은 것은 본능적인 반응이었을 것"이라며 감탄을 쏟아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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