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제2의 이승엽'이 '진짜 이승엽'을 울렸다!
시끌벅적했던 '이승엽 더비' 첫 경기가 끝났다.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고향 대구를 찾은 이승엽 감독은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켜야 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의 경기가 열린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이번 양팀 3연전은 삼성의 '전설' 이 감독이 은퇴 후 삼성 유니폼이 아닌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 감독이 돼 처음 대구에서 벌어지는 경기라 관심이 모아졌다.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고,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취재진이 대구를 찾았다. 하지만 25일 첫 경기가 비로 취소되며 다소 김이 샜다.
하지만 경기는 이어지는 법. 드디어 '이승엽 더비'가 열렸다. 이 감독의 대구 귀환을 떠나 양팀 모두 승리가 간절했다. 3연승 중인 두산은 상승세를 이어야 했고, 4연패 중인 삼성은 하루 빨리 연패를 끊어야 했다. 양팀은 5선발 대결이던 25일 경기가 취소되자 곧바로 에이스 뷰캐넌(삼성)과 알칸타라(두산)로 투수를 교체하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자존심이 걸린 한판. 예상대로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에이스 맞대결인만큼 투수전 양상으로 흘렀다. 1회 알칸타라가 1사 1, 2루 위기를 막아냈고, 뷰캐넌은 2회 무사 1, 2루 절체절명의 위기서 강승호를 병살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균형은 4회말 깨졌다. 3회까지 호투하던 알칸타라가 4회말 선두타자 구자욱에게 일격을 허용한 것이다. 구자욱은 3B1S 상황서 알칸타라의 빠른 직구를 제대로 잡아당겨 솔로포로 연결시켰다. 이 홈런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이 홈런이 결승포가 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경기는 1대0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천금의 홈런이었다.
구자욱의 홈런에 힘입어 삼성은 부담스러웠던 '이승엽 더비'에서 연패를 끊어냈다. 구자욱은 2015년 신인상을 수상하며 삼성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잘생긴 외모에, 호리호리하지만 장타력을 갖춘 게 이 감독과 비슷했다. 구자욱과 이 감독은 3시즌 동안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구자욱이 승승장구하자 그를 '제2의 이승엽'으로 주목했다. 실제 구자욱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지도 않았는데 삼성과 5년 12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에 비FA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그만큼 삼성이 현역 시절 이승엽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선수라는 의미다. 그런 구자욱이 대선배 이 감독에 비수를 제대로 꽂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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