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승엽 vs 박진만' 더비, 첫판. 박진만 감독이 먼저 웃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2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4연패를 끊었다. 에이스 뷰캐넌의 6이닝 무실점 역투와 4회 터진 구자욱의 선제 솔로포가 결승점이 됐다.
25일 주중 첫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치러진 삼성과 두산의 시즌 첫 경기. 때마침 두산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라이온즈파크를 방문한 이승엽 감독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팀이 연패를 하고 있어서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선수들이 부상이 여러가지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며 연패 탈출이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그 바람을 선수들이 읽었다.
구자욱은 "이승엽 감독님은 저의 영웅이시지만, 승리는 박진만 감독님께 바치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결승 홈런으로 실천했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과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의 에이스 맞대결. 승자는 뷰캐넌이었다.
뷰캐넌은 선발 6이닝 5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105구 호투로 팀의 4연패를 끊고 시즌 2승째(2패)를 거뒀다. 최고 구속 151㎞, 커트, 체인지업, 투심을 섞어 던지며 두산 타자들의 예봉을 피했다. 알칸타라 역시 최고 153㎞의 빠른 공과 포크볼 슬라이더를 섞어 6이닝 3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 111구 역투로 맞섰지만 홈런 한방에 울었다.
3회까지 알칸타라에게 무안타 무득점으로 끌려가던 삼성은 0-0이던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구자욱이 3B1S의 타자 카운트에서 알칸타라의 149㎞ 빠른 공을 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0의 침묵을 깨는 비거리 120m의 큼직한 시즌 2호 솔로포.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구자욱은 이승엽 감독이 서있는 1루측 벤치 쪽으로 멋진 배트플립 후 그라운드를 돌았다.
우완 이승현, 오승환, 좌완 이승현으로 이어진 삼성 불펜진은 7회부터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8회 2사 1루에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은 첫 마무리 등판이던 지난 21일 KIA전 블론세이브 악몽을 이겨내고 4타자를 잡아내며 시즌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삼성 중견수 김성윤은 1-0으로 앞선 9회초 선두 양의지의 좌중간 2루타성 타구를 온 몸을 던져 잡아내는 슈퍼캐치로 승리를 지켰다. 양의지의 얼굴을 찡그리게 한 놀라운 수비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