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만난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이날 선발 등판하는 아도니스 메디나를 두고 "최소 5이닝 이상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대보다 우려가 클 수밖에 없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9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선 6이닝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했다. 그런데 갈수록 내용이 좋지 않았다.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이닝 동안 12안타 1볼넷(2사구)으로 7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20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4이닝 5안타(2홈런) 3볼넷 5실점했다. 3경기 모두 패전 투수가 된 것은 덤. 경기를 치를수록 이닝 수가 줄어들고 장타 허용 비율도 늘어났다.
이날 KIA는 롱릴리프 임기영(30) 김기훈(23)을 모두 쉬게 하기로 했다. 25일 NC전에서 0대6으로 패하는 과정에서 두 투수 모두 멀티 이닝을 소화했고, 투구 수도 많아진 영향. 김 감독은 "임기영과 김기훈은 오늘 쉬어야 한다. 나머지 선수들이 풀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선발 투수인) 메디나가 최소 5이닝 투구는 해줘야 한다"고 했다. 또 "메디나가 주무기인 투심을 정교하게 제구한다면 훨씬 좋은 투구를 하지 않을까"라며 "상대 타자를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고, 진중하게 하나 씩 풀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말을 듣기라도 한걸까.
메디나는 4경기 만에 첫 무실점 투구를 펼치면서 모두가 그토록 바라던 승리를 따냈다. 8이닝 6안타 3볼넷 6탈삼진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결과만큼 내용도 좋았다. 2회초 손아섭 천재환에 연속 안타를 내줬으나, 이후 세 타자를 차례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이후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면서도 후속 타자 범타를 유도하면서 투구 수 관리도 착실히 해냈다. 61개의 공으로 5회까지 막으면서 김 감독과 KIA의 바람은 완수했다. 6~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자 KIA 홈 관중석에선 "메디나!"가 연호되기 시작했다.
8회초 다시 마운드에 오른 메디나는 선두 타자 박민우에 우전 안타를 내줬다. 박세혁을 삼진 처리한 메디나는 박건우의 대타로 나선 오영수를 삼진으로 잡았고, 마지막 타자 손아섭이 친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가 되자 오른손을 불끈 쥐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며 포효했다. KIA가 그토록 바라던 모습이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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