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반짝 활약 아니다. 롱런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롯데 자이언츠는 어떻게 나균안이라는 '신데렐라'를 얻게 됐을까. 깜짝 활약도, 운도 아니라고 한다. 그의 성공은 어느정도 예견돼있는 것이었다.
나균안의 기세가 엄청나다. 현 시점 리그 최고의 토종 우완투수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나균안은 27일 한화 이글스전 8이닝 무실점 역투로 시즌 4승째를 챙겼다.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 LG 트윈스 플럿코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게 됐다.
무결점이다. 올시즌 등판한 5경기 중 15일 삼성 라이온즈전 5이닝 3실점이 가장 부끄러운 기록이다. 그런데 승리투수였다. 나머지 경기들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실점은 더 적었다. 무실점이 3경기다.
롯데는 두산 베어스와 잠실에서 개막 2연전을 치렀다. 많은 관중 앞에서 던져야 하는 일요일 2차전. 롯데가 2차전 선발로 나균안을 예고했을 때 술렁였다. 뒤를 생각하는 로테이션인가 하는 의문 부호가 붙기도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투수 전향 4년차, 그리고 이제까지 2선발급의 퍼포먼스와 기록을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살떨리는 시즌 첫 등판에서 6⅔이닝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압도했고, 승리투수가 됐다. '긁혔나보다' 했다. 그런데 KT 위즈와의 2번째 등판 7이닝 무실점을 다시 한 번 찍으니 '어라? 이게 뭐지'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롯데는 나균안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이름값에서 밀릴 뿐이었지 구위, 제구 등 모두 최고였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수석코치 역할을 했던 문규현 수비코치는 "작년 후반기부터 나균안이 선발투수로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다는 얘기를 내부적으로 하곤 했었다"고 소개했다. 지난 시즌 불펜으로 뛰며 1군 투수로 자리매김하던 나균안은 구위를 인정받아 막판에는 고정 선발로 투입되며 경험을 쌓았다. 이 때 경험으로 자신감이 생겼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선발로 확실한 준비를 하며 강력한 퍼포먼스를 뽐낼 준비를 마친 것이다.
나균안의 강점은 무엇일까. 당연히 강한 어깨다. 나균안은 초고교급 포수로 이름을 날렸었다. 그 때부터 어깨는 인정 받았다. 롯데가 나균안을 투수로 전향시킨 이유도 오직 하나, 어깨다. 여기에 타고난 야구 센스가 도움이 됐다. 워낙 감각이 좋아 다양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커맨드도 수준급이다. 이는 배운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한다. 직구 구위가 워낙 좋은데, 포크볼이 위력적이라 타자들이 대처하기 쉽지 않다.
롱런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롯데 감독 시절부터 나균안을 지켜봐온 투수 전문가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특별히 아프지 않다면 계속 잘할 것이다. 아플 스타일도 아니다. 워낙 튼튼하다"고 말하며 "성격도 매우 좋은 친구다. 하고자 하는 열정이 넘치고, 매사 긍정적이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나균안은 2020년 투수 전향을 했지만, 초반에는 원래 포지션이었던 포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니 투수 역할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투수로 성공하고픈 마음이 확고하다. 이런 심리적 요인도 나균안의 상승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이번 시즌 선발진에 큰 돈을 썼다. 두 외국인 투수에 225만달러(약 30억원)라는 거액을 썼다. 박세웅에게는 비FA 장기 계약으로 90억원을 안겼다. 올해 연봉만 15억원이다. 그런데 현재 에이스는 연봉 1억900만원의 나균안이다. 거액 연봉 세 사람이 합쳐 올시즌 1승이다. 롯데 수뇌부 포함 관계자들은 나균안에게 절이라도 해야할 판이다. 나균안이 없었다면 이번 6연승은 절대 없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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