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키움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우완 불펜 투수 김태훈(31).
27일은 긴 하루였다. "아침에 에 미용실 갔는데 머리 깎고 샴푸하는데 전화가 오더라고요."
트레이드 소식이었다. 난 데 없는 대구행. 바로 새 팀에 합류하라는 통보에 분주해졌다. 오후 3시가 넘어 라이온즈파크에 도착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과 새 동료들과 정신 없이 인사를 나눴다. 27번이 새겨진 새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과 인터뷰도 하고 촬영도 했다.
곧바로 1군에 등록돼 불펜 대기에 들어갔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일단 오늘부터 대기는 한다. 심리적으로 아직 힘들 수 있다. 상태를 살펴 게임 중간에 결정하겠다. 편안한 상황이 있으면 등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은 경기 전 "몸 상태는 아픈 데 아주 좋다. 기회라기 보다는 제가 잘해야 한다. 키움 때보다는 잘해야 한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나가라고 하면 무조건 나가서 잘 던질 자신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편안한 상황'은 없었다. 가장 긴장된 순간, 라이온즈파크의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그는 "언제든 잘 던질 수 있다"던 자신의 말을 입증했다.
오재일의 만루포로 7-6 역전에 성공한 9회초 두산 공격. 8회초를 막고 홀드를 챙긴 우완 이승현과 함께 몸을 풀던 김태훈이 마무리 중책을 맡았다.
새 팀에서의 시즌 첫 세이브.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공 9개면 충분했다.
허경민을 5구 만에 포크볼로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김태훈은 대타 송승환을 2구만에 슬라이더로 내야 뜬공, 조수행도 2구 만에 이날 최고 구속 146㎞ 투심을 던져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1이닝 퍼펙트 세이브.
한타자 한타자를 돌려세울 때마다 라팍의 3루측 관중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새로운 구원자를 환영했다.
경기 후 김태훈은 "상황이 부담 됐지만 1점 차라 무조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장타를 맞으면 안되는 상황이라 처음에 공이 뜨는 걸 눌러던지는 데만 신경을 쓰면서 (강)민호 형 사인대로 던졌다"고 담담히 말했다.
"하루가 너무 훅 지나간 것 같다. 가서 자고싶다"며 웃는 라이온즈의 새 식구. 정신 없었던 긴 하루, 마무리가 행복했다. 삼성의 마무리도 한결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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