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못할 것이 없는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메이저리그 역사에 또 하나의 커다란 이정표를 세울 뻔했다.
오타니는 28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 올시즌 6번째 선발등판했다. 그러나 6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와 4사구 5개를 내주는 난조를 보이며 5실점했다.
5-0으로 앞선 4회에만 스리런홈런과 투런홈런을 잇달아 얻어맞고 5점을 줬다. 그러나 그가 주축이 된 타선이 폭발적인 득점 지원에 나서준 덕분에 8대7로 승리, 시즌 4승에 성공했다.
그런데 만약 오타니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날린 타구가 담장을 넘어갔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바로 '선발투수의 사이클링 히트(hit for the cycle for starting pitcher)' 기록이다.
오타니는 1회말 2사후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JP 시어스의 8구째 82마일 바깥쪽 스위퍼를 끌어당겨 2루수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0-0이던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선취 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1사 1,3루에서 시어스의 93마일 직구를 가볍게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연결하며 3루주자 채드 왈라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5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오타니는 7-5로 앞선 6회말 3루타를 날렸다. 2사후 도밍고 아세베도의 높은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우측 펜스를 때리는 큼지막한 3루타를 터뜨렸다. 오클랜드 우익수 코너 케이플이 펜스에 기대며 잡을 기세였지만, 타구는 그와 펜스를 맞고 튀어나와 오타니가 여유있게 3루까지 진루했다. 오타니는 이어 앤서니 렌던의 좌측 2루타로 홈을 밟아 쐐기득점을 올렸다.
이제 홈런만 날리면 메이저리그 최초의 선발투수 사이클링 히트가 나오는 것이다.
8회말 주자 1,2루에서 상대가 투수를 좌완 리차드 러블레이디로 교체한 가운데 오타니가 들어섰다. 오타니는 초구 86마일 몸쪽 슬라이더를 힘차게 걷어올렸다. 타구는 가운데 담장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크게 뻗어나갔다. 펜스를 넘어갈 듯한 타구는 오클랜드 중견수 에스테우리 루이스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1~2m만 더 날아갔다면 홈런이다.
투수가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건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딱 한 번 있었다. 1888년 7월 29일 시카고 화이트스타킹스(현 시카고 컵스)의 지미 라이언이다. 그러나 당시 라이언은 선발투수가 아니었다. 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가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경우다.
이날 오타니의 그 타구가 펜스를 넘겼다면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 순으로 그야말로 가장 멋들어진 사이클링 히트가 됐을 것이다. 오타니는 2019년 6월 14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일본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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