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안 좋은 플레이는 다 나오고, 힘은 힘대로 빼고.
LG 트윈스와 염경엽 감독에게는 최악의 4월 마무리였다. 큰 후유증이 남을 것 같은 충격의 3연전이었다.
LG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난전 끝에 8대12로 졌다. 이 패배로 KIA에게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6년 만에 잠실 홈팬들 앞에서 KIA에 모두 지는 굴욕을 당하고 말았다. SSG 랜더스와 선두 경쟁을 펼치던 LG는 3연패 여파로 3위로 떨어졌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질 수도 있고, 연패를 할 수도 있다. 스윕 당하는 것도 괜찮다. 그런데 져도 잘 져야 했다. 이 측면에서 봤을 때 LG에는 너무도 치명적인 스윕패였다.
28일 첫 경기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8회 상대 대타 이우성에게 홈런을 맞으며 연장 승부로 끌려갔고, 거기서 밀렸다. 홈런을 맞은 건 어쩔 수 없지만, 이날 경기에서 LG는 5개의 어이없는 주루 실수를 저질렀다. 견제사 2개, 주루사 2개, 도루 실패 1개로 찬스마다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안그래도 이번 시즌 LG 야구의 최대 이슈는 '발야구'인데 결과가 좋지 않으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을 수밖에 없다. '디테일'을 외치며 5개의 주루 실수가 나오니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29일 2차전은 더 굴욕적이었다. 1회부터 실책에, 선발 투수 강효종의 어이없는 보크로 선취점을 그냥 줬다. 2회에도 서건창의 송구 실수로 1점을 더 헌납했다. 가장 부끄러운 건 9회초 수비 때였다. KIA 3루주자 김규성에게 역사에 남을 홈스틸을 허용했다. 1, 2루 주자까지 뛰어 공식 기록은 프로야구 역대 7번째 삼중도루가 됐는데, 뭐가 어찌됐든 눈 뜨고 홈스틸로 쐐기점을 맞는다는 자체가 엄청난 굴욕이다. 디테일, 기본을 가장 중시하는 염 감독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낸 KIA의 플레이였다. 여기에 주장 오지환은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품고 방망이를 과격하게 부러뜨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 후 이 논란으로 기사가 도배된 것도 LG 분위기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게 뻔했다.
3연전 마지막 경기는 잡아야 했다. 이틀 연속 만원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에이스 켈리가 등판했다. 이 경기라도 잡으면, 앞선 2경기 아픔을 어느정도 지울 수 있었다. 역전에 재역전이 반복됐다. 하지만 희망만 품게 하다 또 졌다.
너무 뼈아팠던 건 8회초 문성주의 실책. 평범한 플라이 타구인데 처음 타구 판단을 잘못한 탓에 앞으로 달려오며 캐치를 하려다 공을 놓치고 말았다. 프로 경기에서 나올 장면이라고는 믿기 힘든 쉬운 플라이 타구였기에 LG팬들은 한숨조차 내쉬지 못했다. 2사 상황이라 너무도 아픈 실책이었다. 이 실책으로 5-5이던 경기가 6-5 KIA의 리드가 됐고, 고우석이 위기를 막기 위해 올라왔지만 류지혁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물론, LG가 8회말 8-8 동점을 만들기는 했지만, 그 실책이 없었다면 이날 KIA 불펜 투수들의 구위를 감안했을 때 경기 후반을 유리하게 끌고갔을 가능성이 높았다. 고우석이 9회 소크라테스에게 결정적 스리런포를 허용하는 비극적인 장면은 보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3연전 내내 힘은 힘대로 다 쓰고, 자존심만 구기며 아무 것도 챙기지 못했다. 주중 3연전에서 이런 경기를 했다면, 바로 이어지는 주말 3연전 충격의 여파가 그대로 전해져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나마 월요일 하루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는 게 LG에 위안거리라면 위안거리가 되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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