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한화 이글스에게 고마워해야 할까.
KT 위즈와 이강철 감독이 굴욕을 맛봤다. 벌써 9연패다.
KT는 30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0대1로 패했다. 주말 3연전을 모두 삼성에 헌납했다. 3경기 모두 1점차 승부. 연패 탈출을 위해 애썼지만, 마지막 한 끝이 부족했다. 타자들은 찬스에서 결정타를 터뜨리지 못했고, 마운드는 선발진은 죽자살자 막는데 불펜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필승조 주 권, 김민수 등의 부상이 치명타로 보인다.
믿기 힘든 기록이다. 2년 전 통합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며 강팀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구축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 너무 처지고 있다. 부상병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 2년간 쌓아온 것들이 있어 이렇게 처참하게 무너질 팀이 아닌데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KT가 9연패를 당한 건 지난 2016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당연히 KT에서 처음 감독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이렇게 긴 연패 성적표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당시 KT는 1군 2년차로 전력이 완전치 않은 시절이었다.
문제는 이 연패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점. 하필 돌아오는 3연전 상대가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강호 SSG 랜더스다. 그것도 원정 경기다. KT는 창단 첫 해인 2015년 개막 11연패를 당했었다. 이게 구단 최다 연패 기록이다. SSG 3연전을 만약 모두 내주게 된다면 새로운 최다 연패 기록을 쓰게 된다.
이 감독 입장에서는 올해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 '도쿄 참사'의 아픔을 지우지 못한 채 시즌에 돌입하게 됐는데, 초반부터 모든 게 꼬이며 속이 더욱 타들어가는 상황이 됐다.
시즌 초반 9연패를 했는데도 놀라운 건 꼴찌가 아니라는 것이다. 7승2무14패의 KT는 9위다. 한화 이글스가 있어 외롭지 않다. 한화도 30일 NC 다이노스전에 패하며 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5연패. KT가 6승1무17패의 한화에 무려 2경기나(?) 승차가 앞선다. 9연패 충격의 티가 조금 덜 난다.
시즌 초반 거액 FA 채은성, 그리고 특급 강속구 2년차 투수 문동주 효과를 보는 듯 하더니 결국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경기력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채은성 1명이 보강됐다고 해서 한화의 전력이 180도 달라질 거라 기대해서는 안될 일이기는 했지만, 수베로 감독 체제 리빌딩 3년차 시즌에 전혀 달라진 게 없다는 건 구단 운영에 있어 치명타다.
그래도 한화가 있어 KT의 쓰린 속이 조금이나마 달래지지 않을까 싶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다음 주말 '어린이날 3연전'에서 운명의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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