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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핸디캡, 그래도 골프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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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승민에게는 골프가 최고였다. 그는 어린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로도 오랜 시간 운동했지만, 결국은 골프였다. 지난달 수원의 한 골프클럽에서 만난 이승민은 "골프가 재미있다. 클럽으로 공을 치면 그 공이 하늘로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재미있었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아이스하키도 재미있었지만, 잘 할 수 있는 게 골프라서 전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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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이룬 성과는 아니다. 이승민은 1년 365일, 오직 골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는 "보통 오전 4시30분에서 5시 사이에 일어난다. 오전 6시에는 골프 연습장에 도착한다. 오전 10시까지는 샷, 오후 1시까지는 파3 연습장에서 쇼트 게임을 훈련한다. 점심 먹은 뒤에는 퍼팅 연습을 한다.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는 체력 운동이자 재활 운동을 한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실내 연습장에서 빈 스윙을 한 다음 집에 간다. 매트에서 퍼터 연습, 마무리 스쿼트를 하고 잔다. 계속 그렇게 한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 전날까지 제주에서 대회를 치렀다. 궂은 날씨 탓에 인터뷰 당일 새벽에야 집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훈련 일과를 어기지 않았다. 새벽 6시부터 훈련한 뒤 짬을 내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어렸을 때 TV에서 타이거 우즈를 보면서 골프를 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제2 이승민이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나중에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대회(마스터스)에 나가고 싶다. 예선 통과해서 마지막 날 갤러리의 환호를 받으며 18번홀 그린을 밟아보고 싶은 게 장기 목표"라고 했다.
이승민은 이제 누군가의 우상이자 꿈이 됐다. 지나가면 알아보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물론 '제2 이승민'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박씨는 "장애가 있는 친구를 키우는 부모들은 다 이해하는 부분이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삶을 살다보면 앞이 캄캄하다. 승민이도 어릴 때는 (자폐 스펙트럼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잠시 미국에 산 적이 있다. 그때 승민이를 데리고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다가 '여기는 좋은 나라니까 얘를 두고 그냥 갈까' 나쁜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학창시절) 승민이 같은 친구가 한 둘은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없는 것 보면 중간에 포기하고 그만둔 게 아닌가 싶다. 오래 하고 싶어도 다른 선수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경우도 있어 넘기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것 같다. 시선이 가장 힘들었다. 미국에서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운동시킬 때 시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매일 아침마다 '으?X으?X'하며 마음 굳게 먹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승민이가 여기까지 올거라고 생각하고 온 건 아니었다. 목표를 잡고 했다면 오지 못했을 것 같다. 하루하루 발전하는 게 보였다. 승민이가 이거 놓고 돌아갈 곳은 집의 '골방' 밖에 없었다. 매일이 전쟁이라 울 정신도 없었다. 무엇을 하든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찾아보고, 용기를 갖고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걸 알아봐야 한다. 용기가 없으면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어머니의 얘기를 천천히 곱씹던 이승민은 "나는 다른 골프 선수들보다 핸디캡이 많다. 연습할 때도 경기할 때도 나도 잘 모르는 사이 핸디캡이 나와서 실수도 많이 한다. 남과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있지만 그런 핸디캡을 극복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다. 게으름피지 않고 열심히 해야한다"고 했다. 이승민의 걸음은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 조금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의 일보는 뚜렷한 족적과 함께 빛나고 있다.
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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