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강렬했던 역전 스리런포, 하루가 지났어도 그 여운이 남아 있었다.
4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 경기 전 타격 훈련을 마친 SSG 랜더스 외국인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이진영 타격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이진영 코치가 배트를 들더니 에레디아의 리듬감 넘치는 타격폼을 흉내 내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고, 배트를 잡은 손을 앞뒤로 움직이며 타이밍을 맞추는 에레디아의 타격 준비동작이다.
3일 경기에서 4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한 에레디아는 팀이 1-3으로 뒤진 7회 2사 1, 2루 상황에서 KT 손동현의 가운데로 몰린 포크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125m 대형 역전 스리런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3호 홈런이다.
홈런 치는 순간 에레디아의 모습이 무척이나 강렬했다. 에레디아는 타격 후 공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포효했다. 에레디아는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의 활약으로 팀의 5대3 승리를 이끌었다. 2연패에서 벗어난 SSG는 16승10패로 2위를 지켰다.
SSG 타자들의 타격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4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에레디아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26경기를 치른 에레디아의 시즌 타율은 0.363으로 리그 4위다. 지난달 20일 수원 KT전부터 12경기 연속 4번타자로 출전한 에레디아의 방망이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장타보다는 콘택트와 출루 능력을 보고 영입한 에레디아가 기존의 4번 타자인 한유섬과 전의산의 부진을 훌륭히 메꾸는 모습에 SSG 코치진은 물론, 팬들도 흐뭇해하고 있다.
'리듬의 나라' 쿠바 출신인 에레디아는 하체와 배트를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며 타격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춘다. 큰 동작으로 시작한 움직임이 점점 작아지고 빨라지며 절묘하게 타이밍을 맞추는 모습이 이진영 타격 코치의 눈에도 신기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리지날'은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코치가 흉내낸 우스꽝스러운 타격 자세를 본 에레디아의 표정이 '그거 아닌데…'라고 말했다.
에레디아의 독보적인 리듬감이 SSG를 춤추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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