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이선균이 전 세계 관객들을 또 한 번 매료시킬 예정이다. 영화 '기생충'(2019)으로 글로벌 레이스를 펼쳤던 그가 4년 만에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이선균은 영화 '잠'과 '탈출: PROJECT SILENCE'(이하 '탈출')를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첫 선보이게 됐다.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된 '잠'은 봉준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유재선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다. 행복한 신혼부부에 악몽처럼 덮친 남편의 수면 중 이상행동을 다룬 공포 장르로,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선균은 배우 정유미와 '첩첩산중', '옥희의 영화', '우리 선희'에 이어 '잠'까지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잠'이 초청된 비평가주간은 프랑스 비평가협회가 주관하는 칸영화제의 사이드바 섹션으로,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해왔다. '잠'은 장르적 색채가 짙은 상업 영화임에도 작품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아 예비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한 이선균은 배우 주지훈과 함께 영화 '탈출'로 칸 영화제 막차에 탑승했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4일 '탈출'을 비경쟁 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누아르, 판타지, 호러와 같은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엄선해 영화제 기간 중 자정에 상영한다. 해당 부문에는 배우 이정재가 연출한 첫 상업 영화 '헌트',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 등이 초청된 바 있다.
김태곤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탈출'은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선균은 극 중 딸과 함께 재난 상황에 맞닥뜨린 차정원을 연기했다.
한편 이선균은 지난달 14일 개봉한 영화 '킬링 로맨스'로 극장가를 찾았다.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지만,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려 개봉 첫 주 CGV 골든에그지수에서 61% 기록해 일명 '깨진 달걀'이 됐다. 이후 Z세대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역주행에 성공해 76%까지 올라 '깨진 달걀'을 다시 봉합시켰다.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기 전 시나리오를 제안받았다는 그는 "'기생충' 이후 기대가 커졌다고 하지만, 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사실적이고 무거운 캐릭터를 많이 했던 것 같아 다른 색깔의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으로 갖고 작품에 임한 이선균은 올해 출연작 두 편이 동시에 칸에 진출하는 겹경사를 맞이하게 됐다. 그동안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을 펼쳐온 그가 두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진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