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제주 유나이티드가 극심한 부진을 빠르게 씻어내고 스포츠판에서 흔히 얘기하는 'UTU(Up to Up, 올라갈 팀은 결국 올라간다)', '될팀될(될팀은 결국 된다)'을 실현하고 있다.
제주는 지난 6일 포항과 '하나원큐 K리그1 2022' 11라운드에서 2대1 역전승하며 승점 17점, 5위로 점프했다. 초반 5경기에서 2무3패로 승리가 없던 팀은 최근 6경기에서 최근 3연승 포함 5승1패, 승점 15점을 따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6경기에서 수확한 승점은 '압도적 선두' 울산보다 많았다.
걷히지 않을 것 같던 제주의 먹구름은 사라졌다. 팀을 구성하는 '구단-코칭스태프-선수'가 환상의 하모니를 낸 것이 상승세의 비결로 꼽힌다. 구단은 웨이트 트레이닝실을 리뉴얼해 선수들이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제주 홈경기 사상 최초 1만 관중을 유치한 것도 프런트의 노력 덕이다. 제주 선수들은 포항전을 통해 홈 10경기 무승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어느덧 프로 사령탑 10년차를 맞이한 남기일 감독은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운용의 묘를 발휘했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선수들에게 무리해서 전술적인 요구를 하기보단 팀이 처한 상황과 경기 흐름에 맞게 팀을 꾸렸다. 선수, 특히 주장단과의 잦은 대화가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대화 속에 감독과 코치들은 선수를 이해했고, 선수들 역시 코치진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졌다. 코치진이 선수들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선수들이 코치진을 위해 뛸 때 팀은 좋은 성적을 내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두 번의 3연승이 나왔다.
제주는 유독 베테랑이 많은 팀으로 꼽힌다. 팀이 좋지 않은 분위기로 흘러갈 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구자철 김오규를 중심으로 한 고참들은 경기장 안에선 몸을 던졌고, 경기장 밖에선 후배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그 덕에 서진수 김봉수와 같은 젊은 자원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국가대표 골키퍼 김동준의 연이은 선방과 백업 선수들의 헌신도 시너지를 냈다. 최근엔 김봉수 정 운 등 미드필더 수비수들이 득점까지 해주면서 팀이 힘을 받았다.
운도 따라줬다. 포항전에선 0-1로 끌려가던 후반 4분, 상대팀 수비수 그랜트가 골문 앞에서 걷어낸 공이 같은 팀 하창래의 몸에 맞고 자책골이 되는 행운이 따랐다. 이어진 김봉수의 역전골도 상대 수비수 발에 맞고 굴절됐다. 포항이 기상 악화로 경기 전날 자정에야 제주에 도착한 것도 제주 입장에선 행운이라면 행운이었다. 포항 선수들은 후반에 들어 부쩍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제주는 1라운드(1R~11R)를 2022시즌과 같은 5위로 마쳤다.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 감독은 10일 인천과의 12라운드 홈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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