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타구가 뻗어가는 순간 김광현은 그대로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상대 '에이스'를 무너뜨린 한 방이었다.
KIA 타이거즈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KIA는 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맞대결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양현종과 김광현의 '에이스' 선발 맞대결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기대대로 경기는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KIA 김종국 감독은 경기전 타자들의 타격감을 걱정했다. 그도 그럴 것이 KIA는 최근 4경기가 우천 취소로 개시조차 못했던 상황이다. 지난 3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10대2 승리 이후, 4일 롯데전부터 7일 NC 다이노스전까지 4경기가 연속해서 비로 취소됐다. 특히 주말 창원 3연전은 원정을 위해 짐을 싸서 갔다가 한번도 제대로 못 풀고 돌아오게 됐다. 투수들은 휴식을 취해서 좋지만, 한창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던 타자들은 경기 감각이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김종국 감독도 "박찬호 등 타자들의 감이 좋았는데 아쉽다"며 걱정을 표했다.
김광현을 상대한 KIA 타선은 3회까지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회말 삼자범퇴. 2회에는 선두타자 최형우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소크라테스 브리토, 변우혁이 연속 삼진으로 돌아섰다. 2아웃 이후 이우성의 2루타가 터졌다. 2사 2,3루. 그러나 다음 타자 한승택이 초구에 3루 땅볼로 잡히면서 허무하게 찬스가 무산됐다. 3회에도 1사 1루 상황에서 이창진의 병살타가 터졌다.
계속되는 0-0의 긴장감. 4회말 다시 기회가 왔다. 최형우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루. 6번타자 변우혁이 김광현을 상대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 체인지업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127km 타이밍에 정확히 걸렸고, 변우혁이 친 타구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이 됐다. KIA에게 2-0 리드를 안기며 김광현을 쓰러트리는, 2점 그 이상의 홈런이었다.
변우혁의 시즌 3호 홈런. 시즌 타율은 여전히 1할대에 머물고 있지만, 그가 친 홈런 3개의 임팩트가 다 대단하다. 1호 홈런은 지난 2일 자신의 시즌 첫 경기 첫 타석에서 커크 맥카티를 상대로 터트렸고, 2호 홈런은 4월 22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회말 원태인을 상대로 친 만루 홈런이었다. 1회부터 상대 '에이스' 투수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때려내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이날 KIA는 6대2로 승리했다. 이어 3호 홈런은 양현종에게 '에이스 대결' 승리를 안겨주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트레이드 이적생인 변우혁은 아직 타격 완성도에 있어서는 가야할 길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클러치 홈런 3개는 그 기대치를 높이기에 충분해 보인다. 변우혁으로부터 시작된 KIA의 내야 경쟁 구도가 선순환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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