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한 남성이 자신과 상반된 아내 가족의 모습을 보고 우울하다는 사연이 온라인 상에 전해졌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처갓집에 갔다 오면 더 우울해집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돌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혼자서 나를 키우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단한 삶을 살았다."며 "나는 늘 양육 시설에 맡겨져 있었고, 어머니는 내가 위축되지 않게 노력했지만 절약이 몸에 배어 부끄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라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A씨는 "어머니는 성격이 억세서 남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그냥 하신다."며 "여자 혼자서 나를 키우기 위해 잡초처럼 살 수 밖에 없던 어머니가 늘 불쌍했다. 작년에는 어머니가 그렇게 사시다 돌아가셨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혼을 꾸리고, 가정을 이뤘다고 한 A씨는 "처갓집엔 인자하신 아버지, 요리 솜씨 좋은 어머니, 늘 화기애애 웃으며 대화하는 형제들이 있다. 내가 너무나 꿈꿔왔던 이상적인 가정이다."라며 "주말이면 가족들이 맥주 한 잔 하며 힘든 이야기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났다. 내 우울했던 어린 시절과 외로웠던 시간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다 집에 오는 길에 아내에게 이유 없이 짜증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어버이날 기념으로 킹크랩을 먹는데 장인어른이 내 접시 위에만 살을 발라주셨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 분위기를 흐렸다. 다음주에 남자끼리 낚시 가자고 하셨는데 또 분위기를 흐릴까 걱정이다."라며 "내가 치유가 되고 있는 것인지, 더 우울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내에게 터놓고 말하고 싶은데 한심하게 볼 까봐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A씨는 "아이 계획을 세우면서 처갓집과 같은 이상적인 가정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어야 할 지 잘 모르겠다."며 "장인어른을 보며 배워 가면 될 지, 더 자주 찾아 뵈면 나를 귀찮아 하진 않을지 걱정이다. 처갓집에 자주 가고 싶다."라고 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힘들고 어렵게 보낸 어린 시절의 보상이라 생각하고 더 다가가도록 노력해라. 장인 장모님도 마음이 아프셨을 것이다.", "부끄러운 부분도 나누는 것이 부부다. 아내에게 맥주라도 함께 마시면서 이야기해라.", "꿈에 그리던 가족이 이제 생긴 것이다. 마음껏 누리며 행복해라."와 같이 A씨를 격려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아내에게 왜 짜증을 내냐.", "부러운 것을 부럽다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심리상담이 필요해 보인다.", "계속 짜증내면 불행한 가족 분위기 대물림 하는 것이다."라며 A씨를 질책하는 반응도 있었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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