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런, 노시환을 안 물어보다니…"
11일 떠난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이 미디어에 남긴 마지막 한마디.
노시환은 10일 대전 삼성전에서 절친 원태인을 상대로 5대1 승리를 이끄는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렸다. 2홈런 3타점.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노시환은 11일 삼성전에서 4대0 승리를 확인하는 쐐기 솔로홈런을 날렸다.
마음껏 기뻐했지만 슬픈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틀 연속 홈런을 축하하며 하이파이브를 나눈 수베로 감독이 경기 후 해고 통보를 받았다.
마이너리그 지도자 출신으로 수많은 유명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수베로 전 감독.
노시환의 특급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봤다. "팬들의 기대치 보다 잠재력과 가능성이 훨씬 큰 선수"라는 확신 속에 일타강사로 나섰다. 개인 훈련과 여러가지 훈련 루틴을 알려주는 등 꿈을 실현하기 위해 미리 미리 준비하도록 적극 도왔다.
경기 전 노시환에게 특별히 해줬던 1대1 수비훈련은 루틴이 됐다.
수베로 감독은 10일 "노시환은 지난 2년간 미국야구에 대한 관심을 조금씩 키워왔다. 가고 싶어 하는 만큼 질문도 많이 한다"며 "한국과 미국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다른 훈련 과정을 통해 일관성 있는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선진야구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다양한 인맥을 통해 여러가지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미래의 빅리거 준비과정을 설명했다.
자신의 미래가치까지 폭 넓게 알아봐준 스승. 고맙지 않을 수 없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눈시울을 붉힌 이유다. 하지만 슬픔은 이내 가슴에 묻었다. 거자필반이라 떠난 사람은 반드시 다시 만나게 돼 있음을 알고 있다. 슬픔을 가슴에 묻고 내일을 위해 배트를 다시 잡았다. 수베로 감독 없이 인천 원정길을 떠났다.
그리고 12일 인천 SSG전에서 4-2로 앞선 9회초 연이틀 쐐기 솔로포를 날리며 팀의 5대2 승리를 확인했다.
2019년 프로 데뷔 후 첫 3경기 연속 홈런. 최근 3경기에서 무려 4홈런을 추가하는 무시무시한 페이스로 단숨에 박동원과 함께 8홈런으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5년 차 노시환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파워 뿐 아니다. 정교함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타율 0.357로 SSG 에레디아(0.361)에 근접해 있다. 안타 2위, 득점 3위, 출루율 2위, 장타율 압도적 1위, 타점 7위 등 도루를 제외한 전관왕을 통한 MVP 등극도 가능한 페이스다.
아주 특별했던 외국인 감독 스승님에게 카네이션도 못 달아드리고 아쉽게 헤어진 제자. 올 시즌 후 꽃보다 더 화려하게 만개한 성장을 선물로 드릴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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