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실패를 용서해 주는 스포츠다. 타자는 7번 못 쳐도 3번 안타를 치면 칭찬을 받는다. 투수는 제구가 안돼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도 3번(스리볼)까지 괜찮다.
그런 야구의 특성 중에 '성공률 100%' 라는 드문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김혜성과 KIA 타이거즈의 박찬호다. 둘은 시즌의 4분의 1 정도가 지나간 현재까지 시도한 도루가 모두 성공이다. 김혜성이 12개, 박찬호는 8개, 도루부문 1,2위의 두 선수는 도루 실패가 없다. 둘은 당연히 높은 주루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도루할 때의 생각에는 차이가 있다.
김혜성과 박찬호를 쉽게 분류하면 김혜성은 '감각파', 박찬호는 '분석파'다. 리드폭에 대해 김혜성은 "투수나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견제할 때 내 슬라이딩으로 1루에서 살 수 있다는 폭을 감각적으로 잡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반면 박찬호는 "투수마다 달라요. 좌투수의 경우 조금 더 리드를 많이 하고, 전력 분석팀에서 '한 왼손 투수는 마운드를 빼서 견제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더 리드 폭이 늘어날 수 도 있습니다"라며 투수에 따라 달라지는 리드 폭을 설명했다.
또 2루로 뛸 때의 시선도 다르다. 김혜성은 투수나 타자쪽을 보지 않고 뛴다. "보면서 뛰면 스피드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으니까 웬만하면 안 보고, 볼 경우에도 타이밍을 맞춰서 늦게 한번 정도 봐요"라고 했다. 박찬호는 "투구가 바운드될 때도 있으니까 투수쪽을 보면서 뛴다"고 말했다.
2루에서의 슬라이딩도 차이가 있다. 둘 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데 김혜성은 2루 멀리서 슬라이딩을 하고 박찬호는 가까이에서 한다. 김혜성이 멀리하는 이유는 "베이스를 지나갈 까봐 베이스를 잡기 위해 일찍 한다"라고 했다. 그런데 일찍 슬라이딩을 하면 벨트 때문에 스피드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 부분에 대해 김혜성은 "벨트를 말랑말랑한 것으로 바꿨다"고 알렸다.
박찬호도 베이스 가까이에서 슬라이딩을 하는 이유가 있다. "저는 슬라이딩에 대해 자신이 있고 심리적으로 부상에 대한 두려움도 없습니다. 저의 유일한 장점인데 큰 부상을 당한 적이 한번도 없어서 자연스럽게 걱정이 사라지고 그런 슬라이딩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3년 후배인 김혜성에 대해 "뛰어난 스피드가 있으니까 슬라이딩에 신경 안 써도 살 것 같습니다" 라고 했다. 김혜성은 도루를 결단하는 타이밍에 대해 "살 것 같을 때만 뛰다 보니까 사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있을 때만 뛰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야구에는 실패가 당연한 것 처럼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김혜성과 박찬호가 출루하고 스타트를 하면 높은 확률로 도루 성공의 순간을 목격할 수 있다. 그 과정에는 두 선수의 많은 생각과 기술이 존재하니 그것을 상상하면서 뛰는 모습을 바라보면 선수들에게 보내는 박수 소리는 한층 더 커질 것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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