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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때문에 경기는 취소됐지만, 35세 베테랑 에이스가 훈련을 거르는 법이 없다. 양현종이 한결같이 타이거즈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비결이다.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됐다. 일기예보 상으로는 경기가 취소될 정도의 비는 내리지 않는다고 예고 됐지만, 오후 3시 무렵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KIA 선수단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경기장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실내 자율 훈련이 진행된 가운데, 양현종이 박준서 트레이너와 함께 비가 내리는 그라운드로 나왔다.
양현종은 지난 14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다. 다음 등판 예정일(우천 취소가 안 될 경우)은 토요일인 20일 광주 키움전이다. 등판 이틀 전 양현종은 하체 훈련을 소화하는데 외야 워닝 트랙 왕복 달리기를 하거나 관중석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날 양현종이 선택한 훈련, 촉촉하게 젖은 잔디를 맨발로 달리는 것. 탁월한 선택이다. 양현종은 "관중석을 오르내릴까 생각했는데, 미끄러워서 다칠 염려가 있었다. 딱딱한 시멘트보다 부드러운 잔디 위를 맨발로 달리는 게 훨씬 훈련 효과가 좋았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더그아웃에 나와 있던 외국인 투수 앤더슨과 메디나는 양현종의 맨발 달리기를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지켜봤다. 특히 메디나는 서툰 한국말로 "수고하십니다"라고 크게 외치며 '자연인' 양현종의 달리기를 응원했다.
경기 취소 결정이 내려지고 선수단이 철수한다는 사인을 받은 후에야 양현종의 훈련이 끝났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던 양현종이 자신과 함께 뛰어준 박준서 트레이너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제안했다. 방수포 위를 슬라이딩하는 우천 세리머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 홈팀의 젊은 선수들이 주로 나서는 이벤트다.
이날 관중은 입장 자체가 안됐고, 삼성 선수단도 모두 철수한 그라운드에서 양현종이 이벤트를 총지휘했다. 동선과 촬영 각도까지 꼼꼼하게 점검한 후 박준서 트레이너가 시원하게 방수포 위를 미끄러졌다. 양현종 감독이 연출한 멋진 '인생 프사'가 만들어졌다.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 태도가 성공한 인생을 만든다. 2007년 9월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KBO리그 데뷔 첫 승을 거둔 양현종은 2017시즌 100승, 2022시즌에는 최연소 150승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9일 광주 SSG 전에서 약 8년 만에 김광현과 맞대결을 펼친 양현종은 8이닝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통산 161승을 거뒀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함께 KBO리그 통산 최다승 공동 2위의 기록이다.
양현종의 선발 등판은 오는 일요일(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키움과의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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