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FA로 팀을 떠난 노진혁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고 있는 선수가 있다.
NC 다이노스 우투좌타 내야수 도태훈(30)이다. 박석민 노진혁 등 거물 선배들에 밀려 좀처럼 기회가 없던 만년 유망주.
가뜩이나 유망주 박준영을 필두로 젊은 3루수 후배들이 쑥쑥 성장하고 있었다.
겨우내 변화가 심했다. 노진혁이 FA 시장에서 50억원에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박준영 마저 박세혁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떠났다.
프로 입단 8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 어느덧 서른 나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지난 가을 CAMP1(마무리캠프)부터 CAMP1(마무리캠프)를 충실하게 소화하며 칼을 갈았다.
부산고 시절 대형 유격수 재능. 그동안 엇나갔던 포텐이 노력을 연료 삼아 뒤늦게 폭발했다. 공수 맹활약으로 서호철과 함께 노진혁의 존재감을 잊게 하고 있다.
올시즌 36경기 0.306의 타율에 2홈런 9타점 15득점. 선구안도 좋아 0.433의 출루율로 갭 출루율이 1할을 훌쩍 넘는다. 주로 9번 하위타선에서 공포의 상위 타선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0.417에 달하는 장타력으로 가끔씩 직접 해결사로도 나선다. 1,2,3루를 다 커버할 수 있는 안정감 넘치는 수비에서도 활용도가 크다.
도태훈은 26일 창원 한화전에서 입단 8년 만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9번 1루수로 선발 출전, 시즌 2호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득점 4타점으로 11대0 대승을 이끌었다.
만루의 사나이였다.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만루에서 2타점 2루타, 6-0으로 앞선 3회말 1사 만루에서 다시 우전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10-0으로 점수 차가 벌어진 7회 말에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3안타 경기는 지난 20일 삼성전 이후 통산 2번째, 4타점 경기는 데뷔 후 처음이다.
짜릿했던 하루. 수훈 인터뷰 기회가 있으면 꼭 하고픈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최고 활약을 펼친 날, 하필 현장에 미디어가 없었다. 도태훈은 구단을 통해서나마 그동안 가슴 속에만 품어오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오늘 경기와 관련 없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작년 9월 역주행 차량과 충돌하여 차량이 전복되는 교통사고가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2차 사고를 무릅쓰고 도움을 주신 분들이 계시다. 당시 사고로 너무 정신이 없다 보니 그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지 못했다. 항상 그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경찰서에 연락해 봤지만 연락처가 남아 있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야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분들이 이 인터뷰를 보게 된다면 구단을 통해 꼭 연락 주셨으면 좋겠다. 꼭 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도태훈은 지난해 추석 연휴 때 고향집인 부산에 다녀오다 역주행 차량과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차량이 뒤집어지고 엔진 부분이 전파될 만큼 큰 사고였지만 기적적으로 큰 부상을 피했다. 특히 2차 사고를 막은 건 위험을 감수하고 도태훈을 도운 의로운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사고 이후 도태훈은 공교롭게도 프로 입단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날 경기와 관련해서는 "오늘 경기 첫 타석부터 득점권 찬스였고 첫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있다 보니 두 번째, 세 번째 타석에서 여유가 생겨 전체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홈런은 상태 투수(한승주)가 빠른 공에 강점이 있는 투수라 판단해 그 부분에 포커스를 두는 전략을 가져갔는데 운 좋게 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팬들에게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도태훈.
그는 "오늘 창원NC파크를 방문해 주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팬 분들 덕분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내일도 야구장을 찾아 주시는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 보일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생명의 은인들 덕분에 건강한 모습으로 NC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내야수로 급부상 하고 있는 늦깎이 예비스타. 오래 기다렸던 꿈 같은 시간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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