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리그 톱4에서 경쟁하면서 트로피를 얻고 싶다면, 당장 투자해야 한다."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드디어 감춰뒀던 속마음을 드러냈다. 어떤 면에서는 맨유 수뇌부를 향한 냉정한 경고의 메시지로 볼 수도 있다. 다음 시즌 우승을 위해서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반드시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온갖 선수 영입설에 빠지지 않지만, 정작 제대로 영입하는 사례는 없는 '돈 안쓰는' 구단에 대한 경고다.
영국 매체 미러는 29일(한국시각) '텐 하흐 감독이 지난 1월 세 번의 실망스러운 임대계약을 저지른 맨유 수뇌부를 저격했다'고 보도했다. 2022~2023 EPL 시즌을 최종 3위로 마치며 1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 복귀에 성공한 텐 하흐 감독은 풀럼과의 시즌 최종전을 2대1 승리로 마친 뒤 구단 수뇌부를 향해 '작심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만약 리그 톱4에서 경쟁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따내고 싶어한다면, 당장 투자해야 한다는 걸 구단 역시 알고 있다"면서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다른 구단들이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난 겨울에 바로 그런 모습들을 지켜봤다. 우리 주위의 많은 경쟁 구단은 엄청난 투자를 했다"고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맨유 수뇌부가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을 들춰냈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해 여름 맨유에 부임한 뒤 팀의 체질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선수 영입을 요구했다. 특히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프랭키 데 용의 영입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구단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걸출한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부트 베르호스트, 마르셀 자비처, 잭 버틀랜드 등 3명의 선수를 '임대'로 데려오는 데 그쳤다. 결국 이들은 맨유의 전력 강화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맨유는 리그 3위를 차지했다. 텐 하흐 감독의 지도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텐 하흐는 "비록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투자를 많이 못했지만) 그럼에도 3위를 해냈다. 그런 면에서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동시에 구단 수뇌부를 다시 한번 저격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텐 하흐 감독의 이런 말 속에 맨유의 실상이 담겨 있다. 맨유는 지난해 11월 구단 매각 작업을 시작한 이래 계속 어수선한 상황이다. 글레이저 가문은 어떻게든 많은 돈을 받고 구단을 파는 데만 관심을 쏟고 있다.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 회장과 짐 랫클리프 이네오스 회장의 2파전 상황을 계속 교착시키며 맨유 매각을 6개월째 끌어오고 있다.
그러는 사이 선수 영입 등의 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맨유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맨유가 돈을 제대로 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해리 케인, 메이슨 마운트, 김민재 등 맨유가 관심을 쏟는 선수들을 자칫 하나도 못 잡을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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