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8차례 선발등판에 퀄리티스타트가 5차례.
하지만 승리는 단 1승이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34) 이야기다.
8경기 1승3패. 8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24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6이닝 동안 111구를 던지며 7안타 2볼넷 1사구 4탈 무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수아레즈가 내려간 뒤 8회 빅이닝을 만들며 6대1로 승리했다.
아쉽지 않았을까. 바로 큰 눈을 꿈뻑이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팀 승리가 최우선이다. 내가 여기, 한국에 온 이유는 최대한 팀을 도와 많은 승리를 가져가게 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1차적 목표다. 내가 몇 실점을 하든 팀 승리에 도움된다면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특유의 의례적인 '팀 퍼스트' 구호가 아니다. 진심이 느껴진다.
진정한 속마음은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묻어있다.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
0-2로 뒤진 5회말 1사 3루에서 이원석의 평범한 땅볼로 타구를 전진수비하던 유격수 이재현이 뒤로 빠뜨렸다. 홈 승부를 위해 서두르다 가랑이 사이로 빠졌다. 0-3으로 벌어지는 치명적인 실책. 결국 삼성은 0대4로 패했다. 수아레즈도 패전투수가 됐다.
결정적 실책이 나왔지만 수아레즈는 마운드 위에서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았다. 동료 실책에 대놓고 짜증을 내는 예민한 오외국인 투수도 수두룩 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진정 대인배였다. 이재현이 행여 신경 쓸세라 그저 무덤덤 하게 후속 타자 정은원을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빠르게 마감했다.
그리고 이닝 교대 시간에 쥐 구멍에 숨고 싶던 이재현에게 수아레즈가 성큼 성큼 다가왔다.
오른손을 내밀어 하이파이브를 하듯 손을 잡았다. 그리고 바로 이재현의 어깨를 감쌌다. 너무나도 미안했던 이재현은 거의 큰 덩치의 수아레즈 품에 안기다시피 했다. 수아레즈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며 이재현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외인투수가 아닌 클럽하우스 리더 다운 행동. 수아레즈의 동료와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인품이 느껴졌던 장면이었다.
수아레즈는 30일 인천 SSG전에 시즌 9번째 선발 등판한다. 지난 4일 키움전 시즌 첫 승 이후 4경기 만의 시즌 2승 도전이다. 팀 동료들은 '좋은 사람' 수아레즈를 얼마나 도와줄까. 너무 잘 해주려는 마음이 역으로 '수크라이'를 만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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