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가혹한 운명의 장난인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K리그1 구단들이 서로를 '위기탈출'의 타깃으로 노리고 있다. 그런데 하필 같은 연고지를 지닌 '더비 매치' 상대다. 수원을 연고로 한 지역 라이벌 구단 수원FC와 수원 삼성이 연패 탈출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올 시즌 두 번째 '수원 더비'가 6월 3일 오후 6시에 수원 삼성 홈구장인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두 팀은 원래부터 '같은 연고지 라이벌'로 늘 팽팽한 자존심 대결을 펼쳐왔다. 이미 지난 3월 11일에도 수원FC의 홈인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한 차례 '수원더비'가 열린 바 있다. 당시에는 홈팀 수원FC가 2대1로 승리했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홈팀 입장이 된 수원 삼성이 설욕을 노리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번 더비 매치의 분위기가 꽤 심각하다. 양팀이 처한 상황과 맞물리면서 '절대 질 수 없는 맞대결'이 되어 버렸다. 홈팀 수원 삼성이나 원정팀 수원FC나 모두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라이벌을 쓰러트리고 위기를 탈출하고 싶어한다.
서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분위기가 저조하다. 수원 삼성은 현재 리그 최하위다. 시즌 초반 부진이 이어지자 이병근 전 감독을 경질하고, 김병수 감독을 새로 임명하며 부진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다. 12라운드부터 팀을 이끈 김 감독은 부임 후 1승3패를 기록 중이다. 13라운드 강원FC전에서 첫 승을 챙겼지만, 14~15라운드에서 다시 2연패에 빠지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원FC도 만만치 않다. 11라운드 무렵까지는 중위권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는 듯 했지만, 최근 4연패로 최악의 부진에 빠지며 순위가 9위까지 떨어졌다. 악몽같은 5월이었다. 급기야 김도균 감독은 이례적으로 선수들에게 "프로선수의 태도가 미흡했다"며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자칫 강등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강한 정신력을 주문했다.
하필 수원FC는 최악의 부진으로 강등을 걱정해야 할 상황까지 몰린 시점에 창단 20주년 기념식이 맞물리기도 했다. 지난 30일 수원 시내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많은 내외빈이 참석해 수원FC의 20주년을 축하해줬다. 하지만 팀의 심각한 부진 때문에 마냥 기뻐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김 감독이나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겸 구단주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지만, 팀이 연패를 탈출하지 못한다면 이 메시지는 공염불이 되어버린다.
결국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혼전이 예상된다. 수원FC가 순위에서는 위에 있지만, 최근의 계속된 부진에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인해 전력상으로도 앞선다고 말할 수 없다. 수원삼성은 김병수 감독이 본격적으로 팀을 안정화시키는 중이다. 서로 막상막하라고 보면 된다. 이기는 쪽은 기사회생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지만, 지는 쪽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과연 이번 두 번째 더비매치에서 과연 누가 희망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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