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팀에 미안하다."
7일 광주 KIA전에서 팀 승리를 지키며 시즌 20세이브 달성에 성공한 서진용(31·SSG 랜더스)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진용은 팀이 9-7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볼넷-안타-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자초한 뒤 희생플라이로 실점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진 타석에 사구를 내주면서 다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가운데 삼진과 땅볼로 아웃카운트 두 개를 채우면서 리드를 겨우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마운드에 선 스스로나, 바라보는 팀이나 애간장이 타는 순간 끝에 맥이 풀릴 수밖에 없는 승부였다.
하루 전에도 서진용은 2-1 리드 상황을 어렵게 지켰다. 볼넷 3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끝에 겨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이틀 연속 세이브에 성공했으나, 편안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20세이브 달성이자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금자탑을 세운 오승환(삼성)이 2006년 세운 최단 경기 20세이브(52경기)에 1경기 모자란 기록임에도 서진용이 웃을 수 없었던 이유다. 서진용은 "투구 내용이나 실점한 부분이 아쉽지만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며 "최근 경기에서 주자를 계속 내보내고 있어서 힘든 경기를 하고 있는데 팀에게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서진용을 향한 SSG의 믿음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 눈치. 동료 선수들은 여전히 '수호신'의 힘을 믿고 있다. 고효준(40)과 함께 사실상 필승조 역할을 수행 중인 노경은(39)은 서진용의 투구를 두고 "(서)진용이 기가 세서 그렇다"고 웃은 뒤 "과정에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마무리 투수로서 막아낸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SK 와이번스(현 SSG) 시절이던 2019년 34세이브로 팀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갖고 있는 하재훈(33)은 "진용이가 그 기록을 깨야 우리 팀이 우승할 수 있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고, 올해의 진용이라면 충분히 깰 수 있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서진용은 "타자들이 세이브 상황을 자주 만들어줬기에 20세이브까지 올 수 있었다"며 "여기까지 오는데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계속 믿고 지켜봐주셔서 가장 감사하고 죄송스럽다.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컨디셔닝 코치들에게도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파도와 같은 긴 시즌, 위기를 넘어 안정을 찾을 때 비로소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 탄탄한 신뢰에 보답하는 건 서진용의 몫이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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