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제2금융권(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 상호금융 등)의 연체 채권 관리·감독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선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의 제2 금융권 현장 점검은 다음 주 중반부터 진행된다. 대출 규모와 연체율 수준 등을 감안해 저축은행 8곳, 카드사 4곳, 캐피탈사 6곳 등 총 18곳이 1차 점검 대상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협과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 단위 조합들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현장 점검은 연채채권 관련 감독·검사 인력을 파견, 상황을 점검하는 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연체 채권 상각·매각 상황 등을 살펴보고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형태다.
금감원의 제2 금융권 현장 점검은 치솟은 연체율 관리를 통한 위기 상황을 막겠다는 선제 대응에 가깝다. 연체율은 금융사의 재무 건전성과 연결된다. 금융사는 자산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분기 말이나 연말에 부실채권을 매각하거나 회계에서 상각 처리한다. 매각은 부실 채권을 유동화회사 등에 팔아 채권자 권리 양도, 상각은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없거나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손실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모두 해당 채권이 연체에서 빠지기 때문에 연체율을 낮출 수 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상호금융권 총연체 및 연체율 추이에 따르면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의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2.42%다. 지난해 말 대비 0.90%포인트(p) 올랐다. 상호금융권 연체율은 최근 5~6년간 1%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처음으로 2%대로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연체채권 규모도 수조원 수준에서 12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저축은행업계의 연체율도 1분기 기준 5.1%로 집계됐다. 5%를 넘긴 것은 2016년 말(5.83%) 이후 처음이다. 연체율은 2021년 2.51%에서 지난해 3.41%로 확대됐고, 이후 오름세를 보인다.
가계 경제의 부실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인 카드 연체율도 오름세다. 올해 1분기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하는 카드사 연체율은 대부분 1%를 넘겼다. 업체별로 보면 신한카드(1.37%), 삼성카드(1.1%), KB국민카드(1.19%), 롯데카드(1.49%), 우리카드(1.35%), 하나카드(1.14%) 등이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 전반에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여 금감원의 현장 점검 외에도 신규 연체 억제 강화 및 부실채권 매각 통로 확대 등을 통해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2금융권 부실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이외에 민간 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할 수 있도록 관련 협약을 개정키로 했다. 그동안 캠코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부실채권을 헐값에 매입, 가격 협상 이견 때문에 연체채권 정리가 지연된다는 의견을 반영했다. 금융위는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해 보유 자산의 유동화 매각을 가능하게 하는 '자산유동화법 시행령' 개정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우 부실화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대주단 협약을 10년 만에 확대·개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제2금융권 등의 연체율 상승은 2022년 이후의 금리상승과 경기 둔화, 부동산시장 침체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당국의 관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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