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실수,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이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LG 트윈스 베테랑 유격수 오지환이 이를 제대로 보여줬다. 첫 실점의 빌미가 된 실책 후 동점득점을 만든 7회 2루타와 8회 역전타로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주중 첫 경기.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지환은 박빙의 상황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0-0이던 5회초 1사 후 이재현의 강습 땅볼을 뒤로 흘렸다. 타구가 워낙 빨랐고, 불규칙 바운드였지만 '최고 유격수' 오지환이었기에 아쉬웠다.
불길한 기운은 현실이 됐다. 2사 2루에서 김영웅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오지환 실책으로 출루한 이재현이 홈을 밟았다. 선취점의 빌미가 된 수비. 아쉬워 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적극적으로 상황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책 후 적시타를 맞아서 마음이 좀 무거웠는데 이 점수 차 그대로 가는 게 더 화가나요.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바짝 하게 돼죠. 7회에 선두 타자여서 나름 계산을 했던 것 같아요. 여기서 안타를 치면 9회에 찬스가 나한테 한 번은 더 오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7회 (좌완) 이승현 선수가 나올 줄 알았는데 김대우 선수가 다시 나오길래 조금 오기가 생겼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아요."
1-1로 맞선 8회말. 선두 김민성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김현수가 초구에 주저 없이 희생번트를 댔다.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LG 벤치의 염경엽 감독을 비롯, 모두가 박수로 김현수의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
1사 2루. 기대했던 오스틴이 범타로 물러났다. 박동원 고의 4구. 오지환이 그렸던 '그림'대로 결정적 찬스가 그에게 찾아왔다. 김현수의 희생번트가 오지환을 각성시켰다.
"오스틴이 죽었을 때 저한테 찬스가 올거라고 생각했어요. 현수 형이 어떤 마음으로 번트를 댔을지 아니까 찬스를 꼭 살려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연장 갈 수도 있지만 마지막 찬스 득점권 찬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회를 반드시 살리자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결자해지란 바로 이런 것이다. 실수는 더 멋진 반전을 위한 과정일 뿐이다.
'반드시 만회하겠다'는 오기와 책임감. 생각대로 이뤄질 때 드라마가 된다. 최고 유격수 오지환의 적극적 마인드. 숱한 시행착오 속에 성장하고 있는 후배 선수들이 배워야 할 이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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