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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외국인 선수가 이럴수가…최강 '원투펀치'로 거듭난 페냐-산체스, 참담한 실패가 성공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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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차선'이 '최선'이 될 수도 있다.

지난 해 6월, 한화 이글스는 도미니카공화국 국적의 우완투수와 50만달러에 계약했다. 에이스로 기대했던 닉 킹험의 부상 복귀를 한달 넘게 기다렸는데, 시간만 허비했다. 3경기에 등판한 킹험은 16⅓이닝을 던지고 퇴출됐다. 두 외국인 투수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가 4월에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한 한화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킹험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온 펠릭스 페냐.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지난 겨울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해도 최악의 출발을 했다. 부상 전력이 있는데도 영입한 우완 버치 스미스가 개막전에 등판해 자진강판했다. 2⅔이닝 60구를 던지고 퇴출됐다. 연봉 100만달러에 계약한 1선발이 또 깊은 상처를 주고 떠났다.

한달 넘게 절치부심. 지난 5월 베네수엘라 출신 좌완투수를 영입했다. 연봉 40만달러. 스미스의 대체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다.

대체 선수로 어렵게 뽑은 전력이 최상의 선택이었다. 페냐와 산체스, 요즘 한화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두 축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원투펀치'다.

27일 대전 KT 위즈전. 페냐는 경기중에 오른쪽 엄지를 다쳤는데도 마운드를 떠나지 않았다. 7이닝 1실점(비자책) 역투로 5연승으로 가는 길을 텄다.

시즌 초반 주춤하다가 본 궤도로 올라왔다. 페냐는 5월 이후 10경기에 등판했는데, 9경기를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마쳤다. 이중 7이닝을 채운 게 3경기다. 승운이 안 따라 3승에 그쳤지만 이 기간 평균자책점이 2.15다.

5월 1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첫 등판해 4이닝 무실점. 운으로 거둔 결과가 아니었다.

8경기에 선발로 나선 산체스는 패없이 4승,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중이다. 지난 10일 LG 트윈스전에선 8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매경기 안정적인 투구로 야수들을 편안하게 한다. 산체스의 호투가 스미스의 악몽을 지웠다.

전화위복(轉禍爲福). 큰 실패가 성공을 불러왔다.

또 한명의 대체 외국인 선수가 합류했다. 좌투좌타 외야수 닉 윌리엄스가 27일 KT전에 첫 출전했다. 최악의 성적을 내고 떠난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대체 선수다. 한화가 우선 순위로 영입을 추진했던 선수가 아니다.

윌리엄스가 한화팬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