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을 준비해야하나 걱정했다."
27일 KT 위즈전 2회초.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의 오른쪽 엄지에 피가 흘렀다. 깜짝놀란 코칭스태프와 지원 스태프가 마운드로 달려갔다. 이 장면을 더그아웃에서 지켜본 최원호 감독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을 것 같다. 6연전의 첫날 선발투수가 조기강판하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불펜 과부하를 피하기 어렵다.
다행히 경미한 부상이었다. 페냐는 7회까지 4안타 1실점(비자책) 호투를 했다. 볼넷없이 삼진 9개를 기록하는 압도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명실상부한 1선발, 에이스. 지난 해 6월, 부상으로 퇴출된 닉 킹험의 대체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첫해 13경기에 출전해 5승4패, 평균자책점 3.72.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다. 지난 겨울 한화는 살짝 고민을 하다가 재계약을 결정했다. 연봉 85만달러. 버치 스미스의 뒤를 받치는 2선발 역할이었다.
그런데 연봉 100만달러에 계약한 스미스가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 60구를 던지고 짐을 쌌다. 남은 외국인 투수 페냐까지 개막 첫달에 부진했다. 5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5.48. 한번도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5월 이후 다른 투수로 돌변했다. 5월 이후 10경기에 등판해 9차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를 했다. 7이닝을 채운 게 3경기다.
최원호 감독은 28일 "페냐가 잘 던지다가 한이닝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70구 정도 던져 앞으로 몇 이닝을 던질 수 있나 계산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너질 때가 있었다. 그런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요즘 페냐가 등판하면 편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최 감독은 5월 이후 날씨가 더워지면서 페이스가 올라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 부진으로 곤욕을 치른 한화가 요즘 외국인 투수 덕분에 웃는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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