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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부터 불길했다. 1회말 롯데 톱타자 고승민의 땅볼을 글러브 안에서 바로 잡지 못하며 한 템포 늦게 송구했다. 간발의 차로 세이프. 포구 실책으로 기록됐다. 실책으로 내보낸 주자는 전준우의 희생플라이 때 실점으로 이어졌다.
5-1로 앞선 4회. 악몽의 시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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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박승욱의 타구가 또 한번 김지찬을 향했다. 병살플레이를 위해 2루에 송구한 공이 옆으로 비껴갔다. 치명적 악송구로 1사 2,3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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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의 2타점 중전적시타에 이어 김민석의 연속 안타로 1사 1,3루. 이학주의 우전 적시타 때 홈 송구를 틈 타 1루주자 김민석이 3루를 점령했다. 고승민의 2루 땅볼 때 홈을 밟아 5-5 동점.
4회까지 수아레즈의 5실점 모두 김지찬의 실책으로 인한 비 자책점. 미안했던 김지찬이 수아레즈에게 다가가 사과를 했다. 과거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만들었던 이재현을 품에 안아줬던 대인배 수아레즈도 이날 만큼은 정신이 없었던 듯 김지찬을 한번 툭 치고 돌아섰다. 여러모로 힘든 시간이었다.
공격과 달리 수비는 후천적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분야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레전드 2루수 정근우다.
고려대 시절 강타자로 명성을 날렸다. 대학야구 대표팀 단골 내야수였다. 당시 3루수를 본 정근우 역시 송구 등 수비를 썩 잘하는 선수는 아니었다. 공격 비중이 훨씬 높았던 내야수.
프로에 입문한 뒤 김성근 감독을 만나 모든 것이 달라졌다. 지옥의 펑고를 반복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몸이 먼저 반응하는 수비의 달인 경지에 이르렀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리그 최고의 2루수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김지찬은 오는 가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대표팀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리그 최고의 스피드 등 다양한 장점으로 쓰임새가 많은 선수. 앞으로 대한민국 야구계를 대표할 2루수로 자리매김할 선수다.
결정적 실수들이 최하위로 추락한 팀의 연패로 이어지는 힘든 시기를 통과하고 있지만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는 멘탈의 소유자다. 그만큼 회복 탄력성이 뛰어난 선수. '작은거인'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다.
송구 문제는 시간과 노력으로 이겨낼 수 있는 분야다. 팔이 아닌 몸으로 반응할 수 있을 만큼 반복 훈련이 필요할 뿐이다.
올시즌 초 안정적인 수비를 이어갔다. 다만, 최근 팀의 최하위 추락과 맞물려 정신적 부담이 커졌다. 캡틴 오재일이 자리를 비운 사이 내야 사령관으로 이재현 김영웅 조민성 등 후배들을 이끌어 가기도 했다.
자신도 어린 선수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 압박감 속에 실수가 잦아졌다. 이 시점에서 경계해야 할 점은 트라우마에 의한 악순환 고리다. 두려움 속에 갇히는 순간, 힘든 시간이 찾아올 수 있다.
지금은 조금은 따뜻한 시선의 격려가 필요한 시간이다. 극복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과 노력을 할 수 있는 성실함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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