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일 잠실구장.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던 이날. KIA 타이거즈의 출발은 또 다시 무거웠다. 1, 2회를 잘 막은 대체 선발 김건국이 3회말 초반 흔들렸다. 박해민에 3루타를 내준뒤 신민재에 적시타를 내주고 첫 실점. 이후 두 타석 진루타로 추가점을 내줬다. 하루 전 9회말 끝내기 패배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 3연패 속에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던 KIA의 발걸음이 천근만근이 되는 순간이었다.
4회초 흐름을 뒤집을 찬스가 왔다. 1사후 최형우가 사구로 출루한 데 이어 소크라테스와 황대인의 연속 안타로 추격점을 만들었다. 류지혁까지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1사 만루. 타석엔 이날 김건국과 호흡을 맞춘 포수 한준수가 나설 차례였다.
LG 벤치가 플럿코의 안정을 위해 마운드 방문을 택한 사이, KIA 진갑용 수석코치가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 주심을 향해 대타 기용을 의미하는 방망이를 드는 제스쳐를 했다. 좌타자 고종욱이 선택됐다. 역전을 기대해볼 수 있는 찬스임에는 분명했으나 경기 초반이었던데다, 포수 엔트리엔 신범수 외에 대체 자원이 없다는 점에서 포수 교체에 이은 대타 기용은 승부수라 볼 만했다. 고종욱이 플럿코를 상대로 3타수 1안타를 때려내긴 했으나, 표본 수가 적은 만큼 성공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대타 작전은 승부를 가르는 열쇠가 됐다. 고종욱이 플럿코를 상대로 우선상 2타점 2루타를 만들어내면서 KIA가 승부를 뒤집었다. 고종욱의 출루로 찬스를 이어간 KIA는 박찬호와 최원준까지 적시타를 만들면서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KBO리그 데뷔 후 KIA전 6경기 34이닝에서 4승, 자책점이 단 4점에 불과했던 플럿코는 5회를 채우지 못한 채 결국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5회말 LG가 추격점을 만들었으나, KIA는 불펜이 리드를 끝까지 지키면서 2점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최근 3연패 탈출 및 전날 끝내기 패배의 아픔을 지운 중요한 승리.
6월 한 달간 7승(1무15패)에 그친 KIA는 5할 복귀는 커녕 순위가 점점 하락하면서 가을야구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마무리 정해영의 부재와 불펜의 피로누적, 선발진 구멍과 타선 침체 등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으나,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는 상황. 운용의 묘가 절실한 시점에서 얻은 LG전 승리의 의미는 그래서 크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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