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코치님 맞은 다리에 또 맞아서 아픈데 웃음이 나와요' 팀에서 애지중지 아끼는 좌완 선발 투수가 한 경기에서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강습 타구에 맞자 투수 코치는 마운드를 향해 급히 달려 나왔다.
한 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강습 타구를 두 번이나 맞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KIA 타이거즈 이의리가 1회와 5회 두 번씩이나 자신을 향해 날아온 강습 타구에 맞은 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연승을 달리며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던 KIA 타이거즈.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 이의리를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려 4연승에 도전했다.
지난 6월 10일 두산전 승리한 이후 선발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던 이의리. 1회초 중심타선 최형우와 소크라테스가 KT 선발 고영표를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리며 2점을 뽑아낸 KIA. 1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는 선두타자 KT 김민혁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후속타자 배정대와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문제는 투구 수였다. 3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9개를 던진 이의리. 2사 1루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KT 장성우가 친 타구가 마운드 정면으로 향했다. 이의리의 왼발을 강타한 볼. 타구를 맞은 이의리는 마지막 카운트를 올리기 위해 맨손 캐치 후 1루 송구를 시도했다.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던진 볼은 타자주자 장성우 몸에 맞고 뒤로 흘렀다.
1회부터 타구에 맞은 선발 투수 이의리를 향해 트레이너와 함께 급히 달려 나온 서재응 코치.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통증을 참고, 다리를 풀던 이의리는 미소로 서 코치를 안심시켰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친 타구에 맞은 후배를 향해 1루에 있던 KT 장성우는 연신 괜찮냐며 물었다. 이의리도 자신을 걱정하는 선배 마음을 느꼈는지 던지는 데 문제없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1회 타구에 맞고도 이의리는 마지막 타자 문상철을 8구 승부 끝 삼진으로 처리했다. 1회에만 투구 수 32개를 기록한 이의리. 타구에 맞은 다리 상태와 투구 수가 많아진 상황에서 이의리가 과연 5회까지 던질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하지만 2회와 3회 2루타를 한 방씩 맞기는 했지만 연속 안타를 허용하지 않은 이의리는 4회를 삼자범퇴로 끝내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문제는 5회였다. 장준원과 이상호를 내야 땅볼로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올린 이의리. 이번에도 2사 후 1회와 똑같이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김민혁이 친 잘 맞은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피칭 이후 이의리도 타구를 막기 위해 글러브를 내렸지만, 타구 속도가 워낙 빨랐다. 왼쪽 정강이에 맞은 타구는 1루수 최원준 쪽으로 향했지만, 타자주자 김민혁이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한 경기에서 그것도 같은 다리에 두 번이나 강습 타구에 맞은 이의리는 본인이 생각에도 황당했는지 통증을 참아내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놀란 마음에 달려 나온 서재응 코치. 이의리는 상태를 물으려 다가오는 서 코치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 지으며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천만다행으로 부상을 피한 이의리는 마지막 타자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이날 최고 구속 151km 직구를 앞세워 5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이의리는 28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되며 시즌 7승을 신고했다.
한 경기에서 강습 타구에 두 번 맞은 선발 투수 이의리는 순간 몰려오는 엄청난 통증을 웃음으로 승화 이의리는 통증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팀을 4연승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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