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전 세계가 열광할수록 더 조심해야 하는데,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문화 왜곡 연출이 K-드라마의 발목을 잡고 있다.
JTBC 드라마 '킹더랜드'는 아랍 문화권을 왜곡했다는 논란으로 외국 시청자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9일 방송된 JTBC '킹더랜드'에서는 세계 대부호 중 하나라는 아랍 왕자 사미르가 구원(이준호 분)과 천사랑(임윤아 분)이 일하는 킹호텔에 투숙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원의 전화를 받으며 등장하는 첫 장면에서 사미르는 호화로운 클럽에서 여성들에 둘러싸여있는 모습. 또한 킹호텔에서 식사 대접을 받는 장면에서 사미르와 구원은 와인을 한 잔 기울이고, 사미르는 천사랑을 보고 반해 대놓고 추파를 던진다. 이에 구원은 "바람둥이"라며 사미르를 견제, 사미르의 화려한 이성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방송 후 외국 시청자들은 아랍 왕자 설정의 사미르를 바람둥이로 묘사한 점, 종교상의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는 무슬림을 대접하는 장면에 술이 나온 점, 아랍 왕자 역을 인도인 배우가 연기한 점 등이 아랍 문화, 종교를 왜곡한 것이라며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미국 비평 IMDB에 "이 드라마는 아랍 문화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며 별점 1점을 주는 이른바 '별점테러'까지 감행하고 있다.
이에 JTBC '킹더랜드' 측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은 모두 가상의 설정이다. 특정 국가 왕자로 묘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그럼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 드라마의 타국 문화 왜곡 논란은 잊을 만하면 반복됐다. 지난 2021년 방송된 SBS '펜트하우스3'에서는 로건리(박은석 분)의 친형 알렉스(박은석 분)의 첫 등장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논란이 됐다. 알렉스는 굵은 레게머리에 화려한 타투를 한 채 등장했지만 이는 흑인을 희화화한 스타일이라는 지적이 따라왔다. 이에 박은석은 "'펜트하우스3' 속 알렉스 캐릭터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에 해를 끼치거나 조롱, 모욕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걸 알리고 싶다"며 "조롱이라기 보다는 문화에 대한 동경으로 접근한 것이었으나 잘못된 시도였다"고 사과했다.
이후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 역시 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위해 인도네시아 관중들의 텃세와 비매너를 강조하는 연출로 비판을 받고 "특정 국가, 선수, 관객에게 모욕감을 줄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한 데 사과 드린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또 지난해에는 tvN '작은 아씨들'이 베트남전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현지 방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베트남 측은 드라마 속 설정, 대사가 한국군을 전쟁 공로자로 묘사했다고 지적했고 '작은 아씨들' 측은 "향후 콘텐츠 제작에서 사회적·문화적 감수성을 고려해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넷플릭스 등의 OTT 플랫폼의 발달로 한국 드라마는 더 이상 한국에서만 소비되지 않는다. 특히 K-드라마 열풍이 전 세계에서 불고 있는 요즘 시대에 문화적 감수성은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떠올랐다. 승승장구하며 호평 받는 드라마를 발목 잡는 세심하지 못한 연출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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