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법원이 유승준의 한국 입국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2년 만에 유승준에게 한국 길을 열어 준 이유는 뭘까.
13일 서울 고등법원 행정 9-3부(조찬영 김무신 김승주 부장판사) 는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여권 사증(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는 "유승준의 병역기피 행위에 사회적 공분이 있었고 20년이 넘는 지금도 외국동포 포괄적 체류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사안을 판단할 의무가 있다. 병역을 기피한 외국 동포도 일정 연령(38세)을 넘었다면 구분되는 별도의 행위나 상황이 있을 경우 체류가 필요하다"며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유승준은 2002년 군 입대를 앞둔 시점에서 '해외 공연을 하고 오겠다'며 미국으로 출국했으나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에 병무청과 법무부는 그를 병역면탈자로 보고 같은 해 입국금지자로 등재했다. 유승준은 2015년 재외동포비자(F-4)를 신청했으나 LA 총영사는 이를 거부했고, 유승준은 LA총영사를 상대로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적용된 재외동포법에는 5조 2항에 체류자격을 주지 않을 수 있는 요건이 있다. 그중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한 경우'는 2호로 규정됐다. 하지만 2호는 '다만 외국국적동포가 만 38세가 되면 그러지 않는다'는 예외가 있었고, 유승준은 신청 당시 연령 기준을 넘겼다. 이에 같은 조항의 3호인 '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외교관계 등 한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근거로 거부 처분했다.
이번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유승준이 3호에 부합한다며 LA 총영사관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번 판결에서는 3호를 적용하는게 부당하다는 것. 재판부는 "병역 기피에 대해 광범위한 사회적 공분이 일었고, 단지 대중의 법감정으로 치부할 수 없음을 인지했다"면서도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단할 책무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유승준의 판결 후,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후속 법적 대응여부에 대해 법무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이번 판결로 유승준은 다시 비자 발급을 신청할 것이지만, 외교부가 비자 신청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한편 유승준의 법률대리인인 류정선 변호사는 "여론이 안 좋은 것이 있지만 법률적으로는 재외동포 체류 자격을 거부할 사유가 없다는 부분을 명확하게 판단한 결과다. 과거 비자 발급 신청이 그대로 살아있는 상태로 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승준은 당연히 한국을 떠난지 오래돼 오고 싶어한다. 이 사건을 통해 본인이 너무나 가혹한 제재를 받았다는 걸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한다. 명예회복적 성격이다. 이렇게까지 미워할 사건은 아니다"라면서 유승준의 심경을 대변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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