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첫 발 스타트를 하는데 딱 끊어지는 느낌이 나더라고요."
김태근(27·두산 베어스)에게 1년 전은 '악몽'의 기억이었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49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그는 첫 해 9경기에 출장했다. 타석에는 서지 못했고, 도루와 득점을 기록했다.
상무 야구단에서 타격을 갈고 닦으면서 "이제야 스윙하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으며 맞이한 2022년.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정도로 기대를 받았지만, 내복사근 부상이 찾아왔다.
다시 재정비의 기간을 거쳤던 그는 7월 26일 1군 콜업을 받았다. 곧바로 9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데뷔 첫 타석에서 첫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신고했다.
다음날인 27일 다시 한 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전으로 조금씩 다가가는 듯 했다. 그러나 경기를 끝맺음하지 못했다.
8회 수비 과정에서 중견수 앞으로 타구가 왔다. 공을 잡으러 가던 김태근은 갑작스럽게 발목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통증이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일어나 공을 향해 갔지만 몸이 말을 듣지 못했다. 김태근은 "첫 발 스타트를 하는데 끊어지는 느낌이 났다. 어떻게든 공을 잡기 위해서 뛰려고 했는데 안 되더라"고 떠올렸다. 결국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고 아킬레스건 파열 소견을 들었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보는 앞에서 다쳐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태근은 26일 경기를 마치고 "아버지 앞에서 첫 안타를 쳐서 좋다"고 웃었다. 27일 경기에는 어머니까지 왔다. 그런 가운데 나온 부상. 김태근은 "많이 속상해 하셨다. 그 때는 너무 정신이 없었다. 병원에서 수술받고 멍하게 있던 기억만 있다"고 말했다.
김태근이 다시 1군에 모습을 보이기까지는 딱 1년이 걸렸다. 5월 중순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섰던 그는 30경기에서 2할8푼 1홈런 4도루 12타점을 기록했다.
김태근은 "왜 나한테만 이런 부상이 찾아올까라는 생각도 많이 들어 자책도 많이 했다"라며 "언제 복귀해야겠다라는 생각보다는 건강해지면 100%로 임할 수 있게 하루하루 재활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전반기를 마치고 올스타 휴식기 훈련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태근은 19일 1군 훈련에 합류했다.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맞춰서 등록될 예정.
김태근은 장점인 '발'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는 "탄력 운동에 많은 힘을 쏟았다. 99%까지는 올라온 거 같다"라며 "팀이 나에게 바라는 큰 부분 중 하나가 수비와 주루인데 아킬레스 부상이 치명적이라서 걱정도 많이 했다. 지금은 걱정은 버리고 잘할 것만 생각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김태근이 재활에 매진하는 동안 두산도 큰 변화를 맞았다. 올 시즌 '이승엽호'로 새출발을 한 것.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린 전설적인 타자였던 만큼, 김태근도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김태근은 "최대한 배울 수 있는 점을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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