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어린 선수들이 정말 본받아야 할 선수다."
'40대 프로 선수'를 보는 건 이제 흔한 일이다. 그러나 꾸준한 기량까지 담보되는 건 아니다.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기 쉽지 않다.
KIA 타이거즈 맏형 최형우(40). 올 시즌 그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다. 2021시즌 초반 안과 질환과 부진이 겹치며 유례 없는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고, 지난해 전반기에도 반등하지 못하면서 '에이징커브', '은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보란 듯 재기에 성공했다. 25일까지 KBO리그 77경기 타율 2할9푼(272타수 79안타) 11홈런 4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3. 지난달 20일 대전 한화전에선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이 쓴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타점(1498타점)을 넘어서면서 전설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여름 들어 이런 최형우의 행보도 제동이 걸리기 시작하는 듯 했다. 3할대 타율을 유지하던 4~5월과 달리 6월 들어 안타 수가 서서히 줄어들었다. 7월엔 월간 타율이 2할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전반기 막판 상승세를 타는 듯 했으나, 올스타 휴식기와 우천 취소 등이 이어지면서 처진 감각을 극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이랬던 최형우가 26일 반등 실마리를 잡았다.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1-0으로 앞선 1회초 무사 1, 2루에서 좌월 스리런포를 쏘아 올렸다. NC 송명기와 2B2S 승부에서 들어온 몸쪽 낮은 코스 포크볼을 걷어 올려 담장을 넘겼다.
사실 완벽한 홈런은 아니었다. 최형우가 가장 좋은 타격 컨디션을 보일 때 나오는 타구는 대부분 우중간으로 향한다. 시즌 초반 최형우가 비슷한 코스의 공을 대부분 우측 외야로 보냈던 점을 떠올려보면 베스트 컨디션으로 만들어낸 홈런은 아니었다. 하지만 떨어지는 공을 걷어올려 비거리 120m의 홈런을 만들어냈다는 점은 그의 타격 기술이나 힘 모두 건재함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최형우는 "공만 중심에 맞추자는 생각만 하고 타석에 들어갔는데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최근 3연패 중이었던 KIA는 NC를 13대3으로 잡고 반등에 성공했다. 최형우의 홈런으로 일찌감치 격차를 벌리면서 가진 여유가 승리의 발판이 됐다. KIA와 최형우 모두 반등 희망을 쏜 밤이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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