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지는 것보다 더 화가 나는 순간이 있다."
상대 투수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1-3으로 뒤지던 경기. 불펜을 총동원한 총력전 끝에 경기 막판 마침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타점 적시타에 이은 희생번트로 역전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6년 115억' 간판타자 김현수가 들어섰다.
하지만 볼카운트 1-1에서 몸쪽 낮은 직구에 배트가 나갔다. 허리가 빠지며 힘없는 스윙이 이뤄졌고, 허무한 3루 파울플라이. 김현수는 이를 악물었고, 더그아웃의 염경엽 LG 감독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못했다.
27일 수원KT위즈파크. 시즌 첫 5연패에 직면한 염 감독은 전날 경기에 대해 3가지 장면을 떠올렸다. 9회초 배정대의 홈송구에 앞서 오지환을 3루에 보내지 못한 것, 그리고 8회초 1사 3루에서 김현수의 어정쩡한 스윙, 12회말 김상수의 3유간 땅볼 때 3루수 문보경의 2루 송구로 인한 야수선택이다.
염 감독은 12회말 상황에 대해 "(문)보경이가 잡을 공이 아니었다. (오)지환이가 들어오면서 잡고 1루에 던졌으면 되는 공인데 참 일이 꼬였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김현수의 타격 이야기가 나오자 더 큰 탄식을 토해냈다.
"2스트라이크 전에 그렇게 쳐서 죽으면 정말 화가 난다. 주자가 있고 없고를 떠나 너무 아깝지 않나. 너무 소극적인 타격이었다. 그런 컨택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나 하는 거다. 그것도 주자가 3루에 있는데."
염 감독은 "그러지 말라고 계속 강조했다. 우리 팀이 한창 좋을 때는 그런 모습이 없었다"면서 "공을 맞추는게 중요한 게 아니다. 3루 주자를 불러들일 생각만 하면 안된다. 타자가 자기 역할을 해야 득점이 되는 거다. 자기 스윙 대신 3루 주자를 의식하면 그런 타격이 나온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올스타 휴식기 전후의 우천 취소로 인해 LG는 최근 20여일간 3경기밖에 치르지 못했다. 염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해이해졌다'고 판단,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경기전 선수단 미팅을 가졌다. 그는 "우린 경기를 너무 안했다. 그러면서 타격감이 훅 떨어진 게 지금 최대 문제"라고 강조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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