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됐다.
KT 위즈의 끝없는 질주의 원동력은 선발진이다. 윌리엄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 배제성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10개구단 통틀어 가장 안정적이다.
특히 벤자민의 각성이 최근 KT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벤자민은 30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팀의 5대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1승째(3패)를 기록해 다승 공동 2위가 됐다.
벤자민의 2023시즌은 굉장히 드라마틱하다. 지난해 부상으로 이탈한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온 벤자민은 17경기서 5승4패, 평균자책점 2.70의 준수한 성적을 거둬 KT의 5강 진입에 큰 역할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시즌에 대한 기대는 더 커졌다.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좋은 컨디션을 보이며 확실한 1선발로 낙점 받았던 벤자민은 개막전서 우승 후보 LG 트윈스를 상대로 6이닝 2안타 1실점(비자책)의 매끄러운 피칭으로 첫 승을 챙겼다.
그러나 이후 1선발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피칭을 이어나갔다. 실점하지 않은 등판이 없었다. 확실하게 초반부터 상대를 압박하는 피칭이 나오지 않다보니 불안감을 키웠다. 급기야 이강철 감독은 지난 6월 3일 수원 두산전서 8-3으로 5점차 앞선 5회초 1사 1,2루서 양석환과의 상대 도중 파울 홈런을 허용한 뒤 박영현으로 교체됐다. 크게 앞선 상황에서 에이스가 교체당하는 것은 수모를 당했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 당시 교체를 하러 나오는 투수 코치의 모습을 보고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충격을 받은 모습이 중계방송에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었다. 5점차지만 에이스를 믿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대목.
충격 요법 덕분일까. 벤자민은 이후 조금씩 좋아졌다. 그리고 7월엔 확실히 에이스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7월 4경기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 1위 LG 트윈스와 두차례 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고, 특히 25일 수원 LG전에선 8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4경기에서 27이닝 동안 6실점(5자책)으로 평균자책점이 1.67에 불과했다. 7월 MVP에도 도전할 수 있는 성적표다. 한화 이글스에만 승리를 챙기면 전구단 상대 승리 투수도 될 수 있다.
평균자책점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4월 5.60이었던 벤자민은 5월엔 4.26으로 낮췄고, 6월엔 3.62로 내려왔고, 7월에 1.67까지 떨어졌다.
KT는 이날 NC전 승리로 인해 44승2무43패로 5할 승률을 넘어섰다. 4위 NC와의 승차도 없앴다. 3위 두산 베어스와는 1게임차. 조금만 더 올라가면 3위가 돼 선두권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다. 벤자민의 8월에도 눈길이 가는 이유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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