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IA 타이거즈 새 외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29)가 데뷔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산체스는 KBO 데뷔 후 4번째 선발 등판 경기였던 1일 포항 삼성전에 처음으로 조기 강판됐다. 4이닝 홈런 포함, 10안타 7실점.
2-7로 크게 뒤진 5회 마운드를 넘겼지만 타선 폭발로 패전은 면했다. 하지만 네차례의 등판 중 가장 실망스러운 결과임은 분명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전략적 접근에 당했다.
삼성은 이날 좌타자 7명을 집중 배치해 산체스 공략에 나섰다. 4번 강민호 5번 피렐라를 제외하고 6번부터 3번까지 7명의 좌타자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좌타군단의 포위. 이겨내지 못했다.
10안타 중 8안타를 좌타자에게 허용했다. 리드오프 김현준은 대놓고 때렸다. 산체스 상대로 3타수3안타. 강한울도 2안타, 류지혁은 선제 적시 2루타에 이어 3회 투런 홈런까지 뽑아냈다. 대량실점의 중심에 전략 배치된 7명의 좌타자가 있었다.
산체스는 이날 볼넷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김성윤에게 4회 허용한 몸에 맞는 공 하나가 전부였다.
다만 집중타를 피하지 못했다. 좌타자들의 타이밍에 최고 147㎞의 직구도 걸렸고,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도 걸렸다. 75구 중 스트라이크는 54구. 몸쪽 30구, 바깥쪽 33구를 던졌지만 가운데 공이 12개 있었다.
심상치 않은 징조는 직전 등판부터 감지됐다.
26일 NC전에 승리투수가 됐지만 5이닝 동안 9안타 3실점 했다. 1할대 머물던 피안타율이 이날 3할6푼으로 올랐다. 급기야 1일 삼성전 피안타율은 4할7푼6리였다.
KIA 김종국 감독은 2일 "2경기 연속 피안타율이 높게 나왔다"고 우려하며 "실투를 상대가 잘쳤다. 다음 등판에는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구종을 다양하게 가져가고, 커맨드에도 신경을 더 써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구장 마운드가 불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핑계댈 상황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오른손 타자 상대 2할4푼4리 타율에 비해 1할 이상 높은 왼손 타자 타율에 대해 김 감독은 "체인지업, 슬라이더, 스위퍼 등 다양한 공을 고루 던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산체스는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파워피처가 아니다. 타이밍 싸움과 정교한 제구와 변화구 각도로 승부하는 스타일. 그래서 KBO 데뷔전 후 오랜 습관인 이중키킹을 금지 당하자 "부디 영향이 없기를 바란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데뷔 후 첫 고비를 맞은 산체스. 어쩌면 새 리그 적응과정의 일부일 수 있다. 멋지게 극복할 수 있을까. 상승세 KIA의 후반기 행보에 중요한 변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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