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타선이 뜨겁다.
후반기 11경기 3할2푼8리의 팀 타율로 1위. 69득점도 10개 구단 최다다.
승승장구하는 KT의 후반기 팀타율이 2할9푼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 타선은 확실히 몸이 풀렸다.
문제는 불펜이다.
리드를 온전히 지키지 못한다. 불펜이 약하니 상대 팀이 어지간히 뒤져도 포기를 모른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상대가 우리를 분석하겠지만 불펜에 어려움이 있다보니 끝까지 달라붙어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한다"며 고충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렇다고 당장 대안도 없다. "현재로선 있는 선수들로 해야할 것 같다. 당장 퓨처스리그에서 눈에 띄는 불펜 투수들은 없다"고 말했다.
'천적' KIA와의 포항 2경기. 이틀 연속 리드를 잡고도 불펜이 넘겨줬다.
1차전 6-0 승리를 지키지 못하고 8대11로 통한의 역전패를 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아쉬움이 컸다. 이날 좌타자 7명을 배치해 KIA 우완 마리오 산체스 사냥에 나섰다.
효과가 있었다. 2,3회 연속 3득점씩을 뽑아내며 6점을 리드했다. 산체스를 4이닝 만에 10안타 7실점 하게 하며 조기 강판시켰다.
외국인투수를 이 정도로 공략했다면 당연히 이겼어야 할 경기. 하지만 수아레즈 뒤에 나온 불펜 투수들이 리드를 지켜주지 못했다.
박 감독은 "외인 투수를 상대로 2이닝 연속 3득점씩 뽑아 점수 차를 많이 벌리며 초반 흐름을 가져왔는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며 아쉬워 했다.
다음날인 2일 KIA전도 똑같은 상황이 재연될 뻔 했다. 3-1로 앞섰지만 불펜이 지키지 못하며 3-5로 역전을 당했다.
과정은 흡사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4-6으로 뒤진 9회말, 1등 타선이 일을 냈다.
대타 김동진의 2루타와 김호재의 안타, 김지찬 볼넷으로 무사 만루.
김현준의 적시타성 타구가 KIA 1루수 김규성의 슬라이딩 캐치 홈 송구에 막혔다.
하지만 삼성은 1사 만루에서 류지혁의 극적인 동점 적시타로 숭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강민호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재역전승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불펜과 수비에서의 미스를 타선 대폭발로 만회하는 순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야구계 격언을 또 한번 곱씹었을 순간. 이번에는 흐뭇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오랜만에 다리 쭉 펴고 잠들 수 있는 밤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 역전승을 만들어낸 선수단 모두를 칭찬하고 싶다. 특히나 9회 만루의 압박을 이겨낸 류지혁 선수와 포항의 아들 강민호 선수 덕분에 좋은 팀 분위기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전체 흐름에 있어 엄청나게 중요했던 1승. 춤이라도 추고 싶을 만큼 기분 좋았던 승리였다.
포항경기 올시즌 4연패 후 첫 승을 거둔 박 감독은 "포항 첫 승을 올리게 돼 기분 좋고, 어제 역전패로 실망하셨을 포항시민들께서 오늘만큼은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즐기시기를 바란다"며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불펜 허물을 타선이 덮어줘야 하는 경기. 앞으로도 많아져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삼성의 탈꼴찌가 현실화 될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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