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미운오리' 라스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7일 수원FC 소속 외국인 선수 라스(32)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오전 4시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도로에서 라스를 붙잡았다.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08% 이상으로 측정됐다.
수원FC는 소식을 오후 1시쯤에 전해들었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비통해하며, "선수 본인 이야기를 통해 경위를 조사한 뒤 정해진 매뉴얼대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김도균 감독 역시 "최악의 상황이다. 그토록 조심시켰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계약 해지가 유력하다. 사례가 있다. 지난해 7월 전북 현대 소속의 쿠니모토와 올 4월 FC안양의 조나탄이 각각 음주운전에 적발돼 한국 무대를 떠났다. 쿠니모토와 조나탄은 모두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60일간 활동 정지 징계를 받은 뒤 구단과 계약이 해지됐다. 라스 역시 같은 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음주운전 입건 보고를 받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구단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FC는 말그대로 날벼락을 맞았다. 라스는 수원FC의 주공격수다. 올 시즌 22경기를 뛰며서 9골을 넣었다. 팀내 최다득점자다. 라스는 최근까지 이적설에 흔들렸다. "FC서울로 가고 싶다"며 팀 분위기를 흐렸다. 서울행이 무산된 후에도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하며, 최악의 훈련 태도를 보였다. 결국 김 감독은 지난 광주FC전에서 라스 엔트리 제외라는 초강수를 뒀다.
김 감독은 휴식기 동안 라스와 면담을 가졌다. 김 감독은 라스에게 "과거 일은 잊었다. 다시 운동과 팀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라스 역시 김 감독의 애정 어린 조언을 받아들였다. 김 감독은 "라스 본인도 이적 이슈로 힘들었다. 이제 팀에만 전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휴식기 때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라스는 자비를 들여 선수단을 수영장으로 초대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라스는 5일 수원 삼성과의 수원더비에서 다시 선발 라인업에 복귀해 수원FC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그는 전반 26분 윤빛가람의 코너킥을 멋진 헤더로 연결하며 이날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라스는 득점 후 '미운 오리' 세리머니를 펼쳤다. 라스는 이날 무려 10번의 공중볼 경합에서 승리하는 등 시종 특유의 강력한 높이와 파워로 수원 수비진을 흔들었다. 라스는 후반 쥐가나 교체아웃될 때까지 성실한 움직임으로 수원FC 공격을 이끌었다. 김 감독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음주운전이라는 만행을 저지르며, 팀에 해를 끼쳤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여름이적시장까지 문이 닫히며 새로운 선수 수혈도 불가능하다. 라스는 미우나 고우나 수원FC 공격의 핵심이었다. 수원FC는 반등의 기틀을 마련하자마자 위기에 빠졌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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