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생소하고 특이한 세트 포지션 동작, 그야말로 화제만발이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의 투구 동작이 연일 화제다. 데뷔전이었던 지난 9일 수원 KT전에서 허리를 1루쪽으로 크게 숙였다가 일어나는 동작으로 상대 벤치의 항의를 받기도 했던 그는 여전히 1루 주자가 나갈 때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다. KBO리그 심판진은 '왼쪽 어깨를 닫지 않고, 열어놓은 상태에서 숙이고 일어서는 세트포지션을 일관성 있게 한다면 문제 없다'는 유권 해석을 내린 상태.
하지만 지난 6일 광주 한화전에선 이런 산체스의 동작을 두고 문제가 제기됐다. 2회초 2사 1루에서 당시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세트 포지션 동작을) 일정하게 하지 않는다. 주자가 2루에 있을 땐 하지 않는다. 1루에 있을 때만 한다. 그러면 이렇게 해서 견제를 안 하면 모르겠는데 견제까지도 한다"며 "나는 이 결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급하게 하면 주자가 나가지도 못한다. 완전히 셋업 자세가 세팅이 된 이후 거기서 투구, 견제를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저러다 견제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체스가 무릎을 굽히다 1루 견제를 시도하자 "견제를 하지 않느냐. 이걸 이중모션으로 안 본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산체스는 연속으로 견제 동작을 취했다. 첫 견제는 왼쪽 어깨를 열고 사인을 주고 받은 뒤 '무릎을 굽히며 상체가 타자 쪽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1루로 공을 던졌다. 두 번째 견제 때는 같은 자세로 '무릎을 굽힌 뒤 일어나 상체가 3루 쪽을 바라본 상황'에서 1루로 공을 뿌렸다.
이닝이 종료된 후 현장 심판진은 잠시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위원은 "본인들도 생각할 때 이건 동작이 이상하다라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고 평했다.
그렇다면 과연 산체스가 한 두 번의 견제 중 어떤 동작이 '보크성'에 해당할까.
KBO리그 허운 심판위원장은 산체스의 첫 번째 동작을 지적했다. 허 위원장은 "무릎을 굽히면서 세트 포지션을 하는 건 규칙에 의해 괜찮다"며 "세트 포지션 중 견제를 할 때는 잠깐이라도 멈추는 동작을 하면 기만에 해당돼 보크가 성립된다. 두 번째 동작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번의 견제 동작 중 첫 동작을 보면 상체를 일으키다가 '꿀렁'하는 모습이 있다. 이렇게 되면 이중 동작으로 볼 수 있다. 앉았다가 일어서는 상황에서 매끄럽게 동작이 이어진다면 문제가 없지만, 몸을 튕기면서 견제를 하게 되면 주자는 움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심판진도 '순간적인 상황이라 타이밍을 놓쳤다'고 하더라. 이후 KIA 벤치에 주의를 줬고, 산체스도 더 이상 그 동작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투수 보크는 야구 규칙에 정형화 돼 있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현장 심판진이 주자를 기만하려는 행위가 있다고 판단되면 보크로 판단할 수 있다. 이 '기만 행위'에 대한 심판진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며 "산체스가 향후에도 같은 동작을 한다면 보크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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