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마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이제 어엿한 선발 투수가 됐다. LG 트윈스 이정용이 2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무실점 피칭을 했고, 데뷔 첫 선발승의 기쁨도 누렸다.
이정용은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2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돼 처음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고, 6대2로 이기면서 데뷔 첫 선발승을 기록했다.
직전 등판인 2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서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것이 우연이나 행운이 아닌 실력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1이닝씩 소화하던 셋업맨에서 선발로 전환한지 6경기만에 2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던지는 선발 투수가 됐다.
너무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결정구인 포크볼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5회까지 투구수는 67개. 이날 최고 146㎞의 직구(26개)와 포크볼(28개) 위주의 피칭을 하며 커브(7개)와 슬라이더(6개)를 더해 KIA 타자들을 확실하게 틀어 막았다. 1회말 선두 최원준과 2번 박찬호를 포크볼로 연속 삼진을 잡으며 쾌조의 출발을 한 이정용은 2회말 2사 2루가 유일한 실점 위기였을 정도로 5회까지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나갔다.
선발 전환하며 많은 것이 바뀌었다. 셋업맨 때는 주로 직구 위주의 피칭을 했던 이정용은 선발로 나서며 포크볼과 커브를 장착해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게 됐다. 이정용도 "중간 투수다 보니까 빠른 공 위주로 던졌다. 이제 브레이킹볼을 던질 수 있다고 상대 타자가 생각하니까 지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했다.
선발 전환하면서 선발승을 해보고 싶다고 했던 이정용이 6번째 도전만에 승리를 챙겼다. 이정용은 "집에 기념공을 하나 더 놓게 돼 기분 좋다"면서 "경기 중에 최원태와 얘기를 했는데 원태는 구원승은 없다고 하더라. 난 선발승, 구원승, 홀드, 세이브 다 해봤다. 뜻깊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선발 전환이 쉽지는 않았다. "초반에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점점 자연스럽게 적응해 가는 것 같다"면서 "몸도 힘들고, 투구수 조절도 힘들었다. 중간 대는 짧게 에너지를 사용했는데 선발은 많이 던지니 힘을 배분하는게 쉽지 않더라. 투구수를 늘리는 것도 힘들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래도 자신의 이름이 선발 예고되고 경기 시작 때 소개를 받으며 마운드에 오르는 새로운 경험도 했다.
아쉽지만 선발 여정이 끝나는 상황이다. LG가 최원태를 영입하며 이정용과 이지강 중 1명은 불펜으로 가야하는데 전문 불펜 요원이었던 이정용이 더 도움이 된다고 코칭스태프가 판단했다. 이정용은 이에 대해 "그냥 마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게 스트레스 안받고 편하다"라고 했다. 말투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묻어나는 듯.
이정용은 "야구 인생에 있어서 지금 시기가 좋은 공부가 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경험을 통해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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